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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3)
종각 엔젤리너스에서 일전에 왔을때 봤던 노신사분이 오늘도 있었다. 역시나 흡연실 바로옆 빛이 잘드는 자리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며 거기에 집중해 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3층까지 사람들이 제법 올라오면 가방과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브런치 세트를 시켜서 먹었는데 아몬드 크로아상은 속에 달콤한 잼이 들어있고 바삭바삭 고소했다. 아메리카노는 그다지 쓰지 않아 좋았다. 이곳은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흘러나오는 음악이 잘 들린다. 부드럽고 가볍고 달콤한 목소리. 느린 째즈 풍의 선율. 길게 늘였다가 다시 잡아 당기는 듯한 리듬감. 타원형의 괴도를 가진 명왕성처럼 멀어졌다 다시 가까워 진다.
시선을 보내다 이것 저것 끄적이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유리 칸막이로 갈려있는 흡연실 안쪽에 4명의 사람이 들어차 있었다. 남자 세명은 중앙쪽에 앉아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흡연실 구석 창가쪽에 한 여자가 앉아 담배를 피며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긴 머리카락.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계속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하며 밖을 향해 시선을 보낸다.
종각 엔젤리너스 최상층 종각 쪽에 있는 스타 벅스는 4층을 개방 하는 시간이 정오 이후지만 엔젤리너스는 흡연실 때문에 가게를 오픈하면 최상층까지 언제나 올라 갈 수 있다. 애연가들을 제하고는 대부분 그곳 까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한적히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사실, 엔젤리너스에 들어간건 1000원의 행복 쿠폰으로 라떼 한잔 더 받아 먹자는 생각 때문이였는데... 두잔을 혼자 다 마시려니 배가 불러서 포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Tea and Coffee]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