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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2)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언제였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너구리 한마리가 누워있었다. 창밖으로 흘러간 풍경은 찰나게 불과했지만, 빽빽히 자란 어두운 털밑 붉은 빛으로 흥건히 젖은 검은색 도로는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다음날, 그것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다. 무겁게 몸을 뉘이고. 시간은 흘러 눈과 비와 햇살이 그 위를 밟고 또 밟는 사이 모피는 얼룩덜룩한 회색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은 여전히 움직일줄 모른다. 때론 보지 않는 것이 좋은 일도 있는 것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온다, 죽음이 온다 단문 장문 : 죽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단문 6개 이상, 장문 1개 ------------------------------------------------------------------------------------------------------ 온다. 그것이 온다. 저 창문 너머, 시커멓고 뻥 뚫린 어둠 속에서, 뼈대와 가죽만 남은 몸에 낡아 빠진 천 쪼가리를 몸에 감고, 낡은, 그러나 잔혹하게 빛나는 낫을 들고, 춤추고, 노래하고, 경배받으며. 온다. 죽음이 온다. 춥다. 견딜 수 없이 춥다. 몸이 서서히 식어간다. 경련을 일으킨다. 뻣뻣이 굳어간다. 온다. 온다. 그것이 온다. 죽음이 바로 코앞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