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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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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비치다 - 김선우의 사물들 김선우의 사물들 - 김선우 지음/눌와 [꽃이 비치다] 물론 축복 받아야 할 일이지만 귀찮고 싫은 '그날'을 어쩌면 이렇게 곱게 표현 할 수 있는지. 김선우의 말은 물을 닮았다. 고요하고 부드러우며 형태가 없지만 산의 모양 조차도 바꾸는 힘을 가진 그런 물을 말이다. 속도감이 있다거나 폭발적이지 않지만 마치 하얀 화선지에 찍힌 하나의 묵빛 점처럼 존재감이 있는 언어들. 가슴이 매말라 물기가 필요할때 조금씩 야금야금 아껴 가면서 읽어봐야 할 책.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책 읽는 사람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새해가 밝았을 때, 그렇게 손을 내밀수 있기를 기원하며... - 꽃밭에 길을 묻다 : 김선우 [나는 아이에게 가만히 손을 내밀었지요. 원한다면 내 수술실에 와도 좋아.] 새해가 밝았을 때, 그렇게 손을 내밀수 있기를 기원하며... 꽃밭에 길을 묻다 : 김선우 1 어젯밤 나의 수술대에는 한 아이가 올라왔습니다. 작고 노란 알약 같은 아이의 얼굴. 신경들이 싸늘한 슬픔으로 명랑해지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천천히 수술용 장갑을 끼었지요. 2 아이가 내 수술실에 노크한 건 지난 봄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태백에 가는 길이었지요. 태백산 지천으로 만발한 철쭉꽃. 수혈 받으러 오라는 꽃들의 전갈을 받고 더러워진 내 피를 버리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식당칸 열차에서 바람이 허공에 절벽을 만드는 걸 무료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사북을 지날 때였어요. 버려진 폐광이 전족을 한 여자처럼 뒤뚱거리며 골짜기 사이로 곤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