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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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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갈된 사막의 샘처럼. 나는 텅 비어 있어요. 가슴 깊은 곳에서 빛나던 그 무언가가 이제는 잡히지 않네요. 그저 그 빈 자리의 허전함만 남아 끓임 없이 그것을 그리게 만드네요. 마치 고갈된 사막의 샘처럼. 한땐 그 샘가에도 꽃이 피었죠. 달콤하고 시린 향을가진 흰색과 연분홍과 노랑의 물결. 하지만 이젠 기억뿐이죠. 그 부드러운 꽃잎의 촉감도 스쳐 지나가던 나비의 날개짓도 이젠 부질없는 추억이예요. 마치 고갈된 사막의 샘처럼. 그렇게 말하면 모든 것이 돌아올거라 믿었어요. 하지만 바위에 꽃을 그린다해도 그 그림이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거기선 결코 향이나지 않지요. 달콤하고 시린 떨림도 없이 돌은 그저 매마르고 차가울 뿐. 마치 고갈된 사막의 샘처럼. 그저 고갈된 사막의 샘처럼. 안녕. 작별 인사는 내가 먼저 꺼낼게요. 그러니 그..
종각 엔젤리너스에서 일전에 왔을때 봤던 노신사분이 오늘도 있었다. 역시나 흡연실 바로옆 빛이 잘드는 자리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며 거기에 집중해 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3층까지 사람들이 제법 올라오면 가방과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브런치 세트를 시켜서 먹었는데 아몬드 크로아상은 속에 달콤한 잼이 들어있고 바삭바삭 고소했다. 아메리카노는 그다지 쓰지 않아 좋았다. 이곳은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흘러나오는 음악이 잘 들린다. 부드럽고 가볍고 달콤한 목소리. 느린 째즈 풍의 선율. 길게 늘였다가 다시 잡아 당기는 듯한 리듬감. 타원형의 괴도를 가진 명왕성처럼 멀어졌다 다시 가까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