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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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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다 조심해,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널 잡아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 끝 없이 이어지는 계곡 사이엔 바람만이 가늘고 긴 소리를 울리네. 검고 깊은 허공은 예리한 이빨을 번뜩이며 무엇이든 집어 삼키려 하네. 그 앞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 뒤돌아 볼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고 너 역시 돌아 보지 않을 테니. 등 뒤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 역시 밀쳐내는 것으로만 이해 될테지. 난 그저 여기에서 네가 스러지는 것을 바라볼 뿐.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고드름이 주렁주렁 며칠전 서류때문에 음성에 다녀올일이 있었다. 자잘한 일들을 다 해치우고 중요한 일은 다 한다음 한동안 비워뒀던 집을 정검하기위해 들렀다가 과수원 여기저기 늘어진 고드름이 눈에 띄어 사진에 담아봤다. 우리 과수원의 비닐하우스는 중간중간 천장이 뚤려있어서 그 틈사이로 녹아 미끄러진 눈이 고드름이 되어있었다. 하얀 눈 위로 점점이 찍힌 작은 발자국. 이 근처에는 개를 풀어두고기르는 사람이 없어서 들고양이 천국이다. 여름에는 먹고남은 음식을 노리고 몰려들었었는데 사람이 집을 비운 이 집 근처를 아직도 배회하고있다. 마땅히 먹을 것도 없을텐데. 제일 장관인것은 원두막이었다. 처마마다 길고 짧은 고드름들이 가지런히 매달려있다. 가까이에서 봐도 아주 투명하다. 차 뿐만 아니라 사람의 기척조차 없는 곳인지라 먼지 한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