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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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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잠드는 방법 차다. 차갑다. 겨우 잠들었나 했는데. 갑작스러운 불쾌한 습기에 소녀는 눈을 뜬다. 베갯맡이 축축하다. 처음엔 평소 습관처럼 침을 흘린 걸까 하는 생각이 짤막하게 머릿속을 스쳤으나, 젖은 부위가 지나치게 컸다. 생각이 깊어지는 동안 서서히 의식이 각성상태에 접어든다. 동시에 툭, 툭, 툭 하고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물기 어린 울림이 귀에 들어온다. 소리의 근원은 바로 머리 위. 그제야 베게 끄트머리로 무엇인가 방울방울 떨어지는 둔한 진동이 뺨으로 전해졌다. 또 비라도 새는 걸까. 집주인에게 항의해야겠는걸. 귀찮은 마음에 옆으로 누운 상태 그대로 고개는 움직이지도 않고 한쪽 손을 머리 위로 뻗는다. 빠르지 않게 느릿느릿. 곧 소리의 근원에 도달한 손 위로 액체 방울이 떨어졌다. 톡, 톡, 톡. 차지 않았다...
흐름이 바뀌다 버락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 되었다. 사실 미국은 우리에게 그저 먼나라에 불과하지만 일년뒤, 그의 당선이 불러올 여파를 생각하다면 단지 남의집 불구경처럼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것 저것 다 재쳐두고 오바마는 호감형 얼굴 덕도 많이 봤음이 분명하다!! (사진출처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cateid=1046&newsid=20081105131204830&p=Edaily&RIGHT_COMM=R3)
얼굴, 탈(가면), 변검, 표정, 샤머니즘 얼굴 - 대표이미지. 어떤 대상을 떠올릴 때는 그 사람의 얼굴을 머릿속에 그리곤 한다. 가끔 떠올리려는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시간을 공유했는지는 기억할 수 있으나 얼굴만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 사람을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탈 - 익명성의 힘. 가면을 쓰면 우리의 얼굴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된다. 그것은 어떠한 마음을 품더라도 그것이 표정에 드러나 보이지 않는 다는 의미이다. 심지어는 당신이 누구인지 조차 그들은 판별 할 수 없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인식 하는 순간,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그것은 눈을 뜬다. 변검 - 변신. 그저 순간이면 족하다.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그는 다른 빛으로 전신을 물들이고 있다. 어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