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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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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초여름 어느 노을이 지던 저녁 내 기억이 맞다면, 지겹게 비가 연일 내리던 날 중 하루였을 것이다. 무척이나 오래간만에 보는 노을에 넋을 놓고있다가 차로 달려가서 똑딱이를 꺼내들었다.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멋진 하늘이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비가 장난 아니게 온다 오늘처럼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보통 다른 과수원들은 일을 쉰다. 모첨의 달콤한 휴식이랄까? 하.지.만.... 비가림 시설을 한 까닭에, 우리 집은 비가 오면 더 바빠진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전부다 우리 집에 일하러 오기 때문이다. 평소 해가 쨍쨍할 때는 다른 과수원들 (사과라든가 혹은 복숭아 등등)에서 일하던 분들이 비가 와도 일할 수 있는 우리 집으로 우르르~ 몰려온다. 그래서 우리는 일손이 부족 할때면 비가 무척이나 고프다. 비가림 시설이란 이름 처럼 비가 가려지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비 맞을 걱정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참 비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ㅂ= 비닐 하우스에 비 떨어지는 소리 때문에 바로 옆에 사람과 이야기 하려고 해도 거의 소리지르듯이 말해야 한다는=ㅂ=;;;; 게다가 4시 이후엔 ..
바이바이 델레웨어, 지겨운 여름, 긴 장마, 일! 이제 내년 8월까지 작별이다. 그간 힘들기는 했다만, 이쁜 너 처다보느라 좀 덜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안녕 ㅠㅂㅠ!!! 그리고, 기다려라 부산 국제 영화제!!!!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북 콘서트, 두번째 만남. 북콘서트를 방문 한것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번 방문했을 때는, 한국문학 음악에 담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여러모로 깊은 인상을 받을수 있었다. 출연했던 뮤지션들도 락에서부터 클레식까지 다양했는데 그때 하이미스터 메모리랑 콰르텟 엑스에게 반해서 음반까지 사버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사실, 이번 북콘서트는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말에는 일을 쉬고 있었기 때문에 참석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쉬는 날이불규칙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못먹는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에 파이팅 메시지를 남기려는데 기한을 보니 23일?!?! 그날은 마침 내가 쉬는 날이었다. 게다가 출연진중 하이 미스터 메모리와 신경림 시인이?! 그래서 못먹는감 찔러나보자는 심정에서 되든 안 되든 질러보자 로또! 라는 정신으로 신청 메시..
기원 내키는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랴다 보면 그 곳에는 언제나 별이 빛나고 있었다. 물가에서 천천히 기어오르는 안개 속을 해치며 걷던 좁고 긴 길 옆엔, 초록빛 벼이삭들이 흔들 거렸다. 때때로 으슥한 풀숲에서 길고 가느다란 뱀이 느리고 빠른 속도로 기어나와 내 앞을 스쳐지나가면, 난 한동안 멈춰서 그 뒤를 눈으로 쫓곤 했다. 누가 씨를 뿌리지도 않았는데도 홀로 무럭무럭 자란 능수 버들은 칡넝쿨에 휘감겨 휘청인다. 바람이 불면 버드나무 잎의 흔들림에 따라 칡 꽃 향기가 퍼저나갔다. 진하고 화려하며 원색 적인 향이다. 그 나뭇 가지에는 갈색의 요란한 볏을 가진 후투티가 날아들곤 했다. 그새를 보면 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 행운의 가져다주는 새라 생각 했다. 어느해인가 아주 오래전 여름, 장마철에 비가 사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