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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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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 초봄의 포도나무 가지는 바싹 말라있다. 봄부터 가을 까지 초록빛을 띄고 있던 가지이건만, 이젠 거친 갈색옷을 입고 있다. 묵은 가지에서는 포도가 열리지 않기도 하고 지나치게 나무가 크게 자라면 여러모로 불편하기 때문에 작년에 자란 가지들은 잘라줘야 한다. 수세를 봐가면서 가위질을 하시는 이여사님! 이렇게, 눈을 한두마디 남기고 싹뚝 싹뚝 잘라준다. 궂이 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가지는 다 일일이 손으로 잘라야 하고 그 잘라난 가지를 걷어 내리는 것 역시 수작업이다. 우리집은 이렇게 사람의 머리 위로 가지가 자라는 천장식이어서 일을 하다 보면 조금 목이랑 허리가 아파진다. 절사에 걸린 나뭇 가지를 끄집어 내는 것은 제법 성가시다. 하지만 이렇게 예쁘게 정리해둔 가지를 보면 뿌듯해진다. 이런 형태의 수형은 빛..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향기로운 포도원 내 고향은 아니지만, 7월에 익어가는 새초롬한 초록빛 포도는 참으로 싱그럽다. 그날은 비가 왔다. 엄마는 일손이 부족해 전전긍긍하고 있었기에 그것은 행운이나 다름 없었다. 다른 밭의 노는 일손들은 다 우리 과수원으로 왔다. 사실 하우스 재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엄마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날은 참으로 잘한 일이란 것이라고 느꼈다. 다른 과수원들은 비가 오면 일을 쉬지만 향기로운 포도원은 오히려 좋기만 했다. 이런 날은 볕도 안나고 시원해 일하기가 매우 좋다. 문외한은 사진만으로는 무슨 포도인지 구분을 못하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과수원집 딸로 자란지 이십여년, 이제는 익기전의 다같은 초록빛이라도 구분을 할 수 있다! 실험 재배중인 경조정. 껍질째먹는 청포도의 일종인데 내가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