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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리뷰

한나 - 소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한나
감독 조 라이트 (2011 / 영국,독일,미국)
출연 시얼샤 로넌,에릭 바나,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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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말하고 있듯이, 이 영화는 [한나]라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 아이덴티티 같은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본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실망하고
처참하다고 할수도 있는 평점을 줬다.

[티처무비의 내용이 전부다!]

라고 분개하는 분들도 있는 것은 바로 그때문 일 것이다.

슬프고 애처로운 얼굴로 적을 방심시키다 단숨에 목을 꺽어버리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영상과 그녀의 마지막 타켓 운운하는 선전문구는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 적으로 이 포스터는 한나라는 소녀의 본질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인 실험에 의해 탄생한 그녀지만
어떤 의미에선 신비한 초자연적인 힘을 느끼게하는 일면을 지니고 있다.
무감정하고 무감동하게 사슴을 죽이고 배를가르는 모습은 잔혹하다 할수 있겠지만,
그러한 것은 사실 생존을 위해 아주 자연 스러우면서 인간적인 모습인 것이다.
한나의 이미지에 시얼샤 로넌의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마스크는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한나가 [숲]에서 살아가며 생존을 위한 기술과 격투기를 연마하는 것은
자칫 그녀의 아버지 에릭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오해를 사기 딱 좋다.
하지만 모든 것의 시작은 기관의 실험 폐기로인해 벌어진것.
생존을 위해 그녀에게 남겨진 길은 많지 않다.
다 자란 새가 둥지를 떠나 듯,
성장한 한나가 언젠가 그 숲을 떠날 것을 알기에
에릭은 그녀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매일같이 속삭여준 것이다.

그래도 혹시모를 희망을 품고 에릭은 그녀에게 선택 하도록 한다.
정적이고 안전한 세계인 [숲]에서 영원히 머물 것인지,
아니면 고난이 기다릴 것을 알면서도 [밖]으로 나갈 것인지.

그리고 그녀는 후자를 택한다.

숲 밖은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다.
처음으로 만난 또래의 여자아이.
그리고 그 소녀의 행복해 보이는 가족.
스위치를 올리면 돌아가는 펜과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TV,
요란하게 끓어오르는 전기 주전자,
차, 낙타, 사막, 배,
데이트를 원하는 남자아이,
그리고 집시들의 플라멩코.
문자로만 알고 있던 세계는
소녀에게 무섭고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세계에 속한 인들에겐 한나가 그렇기 보였을 것이다.

이 영화에는 여러모로 상징적인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숲의 밖으로 나간 한나,
사막의 비밀기지에서 밖으로 도망치는 한나,
친구를 지키기 위해 차 밖으로 뛰쳐 나가는 한나,
그리고 마리사 위글러를 죽이기 위헤 터널을 나서는 한나.
모든 것은 에서 으로 통한다.
그때마자 소녀는 한걸음 성숙해지고 자라나는 것이다.

사실, 이영화는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특이한 것은 없다.
오히려 설정이 빈약하다고 할수도 있다.
어떤 씨리즈물의 첫회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일단 맛보기만 보여주지!라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드라마틱한 화면 이동과
귀를 기울이게 하는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은
논리적인 뇌보단 감성석인 가슴을 움직이게 한다.
역시 오만과 편견과 솔로이스트의 감독답다는 생각이 들었다랄까.

여하튼, 상당히 취향 타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난 상당히 취향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마리사 위글러의 최후가 인상깊다.
여자이지만 여자이길 포기한(아이를 원치않는) 그녀는
막다른 곳에 몰리자 마치 아이를 어르듯, 한나를 향해 두 팔을 벌리지만 외면당한다.
(터널의 모양이 늑대의 입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한나의 화살에 맞고 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이
일순간 상처입은 사슴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장면은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덧,
극중 에릭의 역을 맡은 배우가 에릭 바나라는 것이 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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