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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물고기의 노래

나르키소스


 


 


이제 알았소
내가 보고 있던 것은
진실이 아니었다오.
수면 위 그대 움직임은
사실과는 다르게 늘
반대 방향으로 향하니.
마치 그댄 거짓으로 치장한 까마귀 같소.

하지만 나를 닮은 그대 모습이
나를 속이곤 심장을 훔쳐갔고
아직도 그것을 되찾지 못해
나는 물가를 서성이고 있소.

이제 알았소
내 시선이 쫓던 것은
그대가 아니었다오.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수면 위의 일렁임.
사실 찰나에 불과했소.
나는 그 앞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오.

외곡된 상을 향해 손을 뻗지만
손 끝에 닿는 것은 서늘함 뿐.
잃어 버린 마음은 잡히지 않고
강은 그저 무심히 흘러갔소.

모든 것은 내 잘못이오.
잃어선 안 될 것을 잃었고,
보아선 안될 것을 봐버렸고,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려 했소.
하지만 이젠 너무 늦었소.
내 다린 이곳에 뿌리를 내렸고
마음은 금빛으로 피어났소.
메아리도 없다 할지라도
난 이 노랠 부르겠소.


이제 알았소.
이것이 사랑이 아님을.
이제 알았소.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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