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걸어내려오는산에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이 걸어 내려오는 산에서 가을이 걸어 내려오는 산에서 메마른 낙엽이 내는 바스락 대는 소리가 들리나요. 낮고 따가운 햇볕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흘러가고 그러면 갈색 솔잎이 뺨 위로 떨어집니다. 검고 흰 바위 위, 담쟁이 넝쿨의 잎은 붉은빛. 하지만 겨울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겨우살이의 열매는 지금도 노랗고. 건조한 공기에 시드는 이끼도 아직 푸르르며 숲의 향기는 투명한 초록빛이죠. 발끝에서 소리가 부숴 집니다. 내일이 오기 전에 사라질 작은 흔적이 생겨요.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본 파란 하늘 밑 세상은 조그마해 모든 것이 단순하고 아름답게만 보이죠. 보세요, 그 벼랑 끝자락에 마지막으로 피어오르는 들꽃의 흰 빛이 선명하네요. 내일이면 질 꽃이지만 아직은 오늘입니다. 가을이 걸어 내려오는 산에서 왜 그리 서성이나요, 아직 오지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