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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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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하나 태양의 광휘를 비추는 둥근 모양의 황금빛 거울. 어둠을 밝히는 작은 항성과 같은 일렁임.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다듬은지 오래되어 모양새가 말이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길이. 내일 아르바이트도 나가고 해서 이참에 자르자는 생각으로 자주 가는 미용실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왔는데도 스타일리스트가 나를 알아본다. "어머, 두달만이네요?" "네, 두달 만이네요." 멋적게 웃고 머리를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해드릴까요?" "다듬어 주세요. 아 그런데 뒷머리가 자꾸 삐치는데..." "그러면 좀 잘라야 겠는데요." 짤막한 대화가 오가고 그녀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섬세한 손놀림을 따라 까만 머리카락들이 흐트러지면서.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린다. 얼핏 거울을 살펴 봤는데... 이건 끝만 살짝 다듬은거라기 보다는 좀 많이 짧았다. 그래도 일단..
거울 거울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차가운 감촉이다. 유리로 만들어진 이 물건은 반질반질 매끄러운 감촉과 단단하며 서늘한 느낌이 공존한다. 거울에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면, 그것은 언제나 대칭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간격과 속도로. 사실, 거울이 오늘날과 같이 유리로 만들어 진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것은 유리를 만드는 기술 자체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것이 더뎠기 때문이고(유리 제조기법은 일급비밀이라 해도 좋았다), 그 뒤에 금속을 씌워 거울을 만든다는 발상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후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반질반질하게 잘 닦은 철판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은 파문이 이는 호수에 얼굴을 비춰보느니만 못했을 것이다.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