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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노래 - 자크 프레베르 벗꽃 처럼 순식간에 져버리는 사랑.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기필코 봄이 오듯 사랑은 다시 너에게로 돌아온다. 죽음, 삶, 사랑. 그것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한 같은 것의 이름이다. 오월의 노래 - 자크 프레베르 당나귀 왕 그리고 나 우리 셋은 내일 죽겠지 굶주린 당나귀 권대로운 왕 사랑에 빠진 나 흰 분필 같은 손가락으로 세월의 반석에다 우리의 이름을 새긴다 포플러나무에서 바람이 우리를 부른다 당나귀 왕 인간 검은 넝마 같은 태양 우리 이름은 벌서 지워졌다 목장의 시원한 물 모래시계의 모래 빨간 장미나무의 장미 학생들의 길 당나귀 왕 그리고 나 우리 셋은 내일 죽겠지 오월에 굶주린 당나귀 권태로운 왕 사랑에 빠진 나 삶은 버찌 죽음은 씨앗 사랑은 벗나무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책 읽..
같은 풍경을 바라보다 사진, 찍어 본적 있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대상을 찍었지. 하지만 네 사진과 내가 찍은 것은 전혀 달랐어. 그건 마치 같은 라디오를 들고 전혀 다른 채널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마찬가지야. 내가 보는 풍경을 넌 볼 수 없을거야. 반대로, 네가 보는 것 역시 난 잘알지 못할 테지. 하지만 서로의 사진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본다면 아주 잠시 동안에 불과할 지라도 그 사람의 시선이 무엇을 향해있는지 알 수 있단다. 그러니까, 자, 보렴. 지금 우린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거야.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아름다운 그림, 사진, 좋아하는 그림, 사진]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그린티라떼 흔히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하지. 마치 제몸처럼 아낀다고. 그건 분명히 사실일거야. + 처음엔 그 둘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을 수도 있어. 하지만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둘의 시간이 천천히 겹쳐지고 공유한 시간이 그 겹쳐짐이 늘어나면 늘어 날 수록, 함께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되어가는거야. 아니, 그 단어마저 잊어버리게 되는 거야. 거기엔 [나]만 남아 있게 되는 거지. 우유와 녹색 차를 섞으면 더이상 그걸 우유와 녹차라 부르지 않고 그린티라떼라고 부르는 것 처럼. 그러다 어느순간, 다른 한쪽이 사라지면 더이상 그건 지금까지의 [나]라고 할수 없을 거야. 따뜻한 우유가 없는 녹색의차는 그냥 텁텁한 가루에 불과해 그리고 녹색의 차가 없는 우유는 그냥 밑밑한 흰..
세상, 나, 그,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세상의 중심은 나에서 그로 바뀐다. 그리고 세상의 중심이 다시 나로 돌아왔을때, 이미 그것은 종결된 것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아름다운 그림, 사진, 좋아하는 그림, 사진]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어리석고 이기적이고 게으르고 색도 향기도 없으며 상처 받기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쉴새없이 거짓말 하고 허영심 많고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며 언제나 도망치기 바쁘고 탐욕스럽고 천박하고 위선으로 가득찬 나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다듬은지 오래되어 모양새가 말이 아니었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길이. 내일 아르바이트도 나가고 해서 이참에 자르자는 생각으로 자주 가는 미용실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왔는데도 스타일리스트가 나를 알아본다. "어머, 두달만이네요?" "네, 두달 만이네요." 멋적게 웃고 머리를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해드릴까요?" "다듬어 주세요. 아 그런데 뒷머리가 자꾸 삐치는데..." "그러면 좀 잘라야 겠는데요." 짤막한 대화가 오가고 그녀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섬세한 손놀림을 따라 까만 머리카락들이 흐트러지면서.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린다. 얼핏 거울을 살펴 봤는데... 이건 끝만 살짝 다듬은거라기 보다는 좀 많이 짧았다. 그래도 일단..
나, 그리고 한두 마리 그늘진 서쪽 벽 모퉁이에 있던 갈색의 자루 속에는 뻣뻣하게 굳은 죽음이 숨겨져 있었다. 아침, 상아빛 털을 붉게 물들이고 힘겹게 서있던 너를 나는 외면 해버렸다.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는 동안 핏덩이에서 한마리가 눈을 떴고 그것이 죄의 대라가 믿었다. 아픔을 피해 웅크리고 있는 사이 그것은 어둠 속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고 깊이 잠들어 시선조차 마주 할 수 없었다. 그저 네가 거기 있음만을 알 뿐이다. 언젠가 여름 용서하고자 마음 먹었던 그가 죄를 범했을 때 비로서 다시 한마리가 눈을 떴다. 돌보지 않아 내팽겨쳐진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 쑥쑥 자라 무엇인지도 몇마리인지도 알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 미래가 없던 아이를 바라볼때 니가 말을 걸어 왔다. 이것은 너의 몫이야. 피하지마. 그래서 나는 너를 그리..
아, 이제야 알겠다 난 그늘이 있는 사람을 좋아 하는거였어요. 아니 어쩌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 상처를 바라 보기를 즐기는 걸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