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진을 뒤적이다 사진을 뒤적이다 널 발견 했어. 평소보다 더 날씬하고 더 도도해 보이는 얼굴로 넌 이쪽을 돌아 보고 있었지. 그날 나는 조금 아파서 네 밥 그릇에 사료를 부어주고 목덜미를 조금 쓰다듬어 준 다음 찬 바람을 피해 도망치다 시피 다시 방으로 들어왔지. 그래, 사실 그때 알고 있었을 지도 몰라. 그게 널 볼 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이란걸. 다시 밖에 나갔을 땐 이미 넌 보이지 않았지. 목이 아파 부르지 못한다는건 핑계에 불과해. 그걸 핑계로 널 포기 한거야. 난 지쳤고 무력했어. 물론 무력하긴 지금도 마찬가지야. 오늘 네 이름을 불러 봤어. 어두운 현관 앞에 서서 망설이듯 가라 앉은 목소리로. 그저 날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네가 어딘가를 거닐고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일거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