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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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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열일곱에 난 집을 나왔다 내겐 꿈도 무엇도 없다 - 한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어린아이의 두눈에는 세상은 그다지도 밝지만은 않은것 같아 내가 해볼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이것뿐 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모르는 내 삶의 나이 이제 나에게도 세상을 살아가야 할 그 만큼의 의미를 니들이 내게도 나눠줘 순간순간 내게 맡겨진 기쁨을 느낄뿐이라고 세상은 언제나 늘 내가 어리다고만 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가? 어떻게 세상이 날 이렇게 따돌릴 수가 있나 이젠 내개 남은거라곤 아무것도 없는가봐 그냥 여기 서서 혼자 울고 나 또 소리치고 누군가 날 봐주길 원하고 나 기대하지만 아무도 없는 이곳에 들려오는 내 목소리뿐...
프리허그 내모습이 퍽이나 처량 맞아 보였나 보다 "프리허그 해드릴까요?" 한번도 원한적이 없었는데. 목소리가 따뜻해서였을까 거절 하지 않았다. 넓지고 좁지도 않은 어깨를 꼬옥 껴않곤 등을 몇번 토닥이고 돌아섰다. 나중에 우울하면 술이나 한잔 하자면서 명함을 줬는데 난 술을 안마셔서 그냥 웃음으로만 답해줬다.
전화 어제 점심시간 너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 통화를 하는 내 목소리가 무척이나 살가웠나보다. "언니 남자 친구예요?" 한 여자 아이의 질문에 난 깔깔 거리면서 고개를 저어줬지. 결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도 너는 영원히 가슴속에 그 아이를 묻고 있겠지. 이제 편해져도 좋잖아? 그렇게 말하면 넌 화를 낼테지. 하지만 정말 편해 졌으면 한다. 다시는 그러지 마. 이 바보 녀석아.
사과, 유리구두, 물레, 목소리, 공주병 사과 - 속씨식물. 수평으로 자를 경우 다섯 개의 씨앗모양이 오망성을 그린다던가, 아담과 이브가 먹은 선악과라던가, 그 달콤한 향은 사람을 타락시킨다던가 하는 불쾌한 소문에 휩쓸려 있기는 하지만 아침에 사과라는 말이 생길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과일. 개인적으로는 예쁜 초록색의 풋사과를 좋아한다. 유리구두 - 신데렐라로 인하여 세계적인 로맨틱 아이템이 되어버린 유리로 제조된 신발의 이름. 정말로 신고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소박한 의문은 그냥 무시하자. 유리구두라는 네 글자에 담긴 소녀들의 로망을 무너트리기에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이유이니. 물레 - 룸펠스틸스킨,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간디. 이들의 공통점은 물레와 연관이 있다는 것. 원리는 모르지만 물레하면 커다란 바퀴와 날카로운 바늘이 달린 실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