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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입술에선 낡은 종이가 흘러나온다.종이에서는 신선한 잉크냄새가 난다.흘러넘친 그것을지층의 틈바구니에 남길 것이라 했다. 같이 종이라 불릴지라도너의 밤에 빛나던 별은흙과 물과 불길을 품고시간이 되어 스며든다.듣거라,뱀에게도 날개가 돋아났단다. 서툰 몸짓 아래 쌓인 편린이 부끄러운 맨발치로 굴러떨어진다.멀리서 묵墨이 운다.반짝임을 따라 오늘 또 한걸음 내딛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낡고 작은 문이 있네. 으슥진 수풀 아래 낡고 작은 문이 있네. 낡고 작아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그런 문이 있네. 똑똑, 두번의 노크만 있으면 쉬 열 수 있지만 문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네. 결국, 문 안의 그는 홀로 살다 홀로 죽었다네. 이것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라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그제 새벽에 꿈을 꾸었는데 비로소 내가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불 속에서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폐 속으로 스며든다.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천천히 밝아오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짙푸른 어둠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 붉은빛이 차오른다. 어쩐지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그 곳 그곳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러나 흔하지 않으며, 넓지도 좁지도 않고, 인적이 드물지 않으나 사람의 발길이 많지도 않는 작고 오래된 골목 귀퉁이 어딘가에 있었다. 그 나무문은 골목이 생길 때부터 자리하고 있었고, 이제는 마치 골목의 일부인 것처럼 흐릿한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그 곳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문은 특별한 것이었다. 머리, 혹은 가슴 속, 아니면 마음, 심장이라 불리는 것의 한쪽 구석에서 필요를 느끼면 언제든 방문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원하는 만큼 머물다 내키는 때 떠날 수 있는 곳. 갈색의 낡은 나무문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큰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이 손끝으로 살짝만 밀어도 부드럽게 열린다. 안으로 들어서면 당신은 부드러운 커피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빛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