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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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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연습 - 바라고 바래다 빛바랜 낙엽을 주워든다. 앙상한 잎맥을 따라 본래의 색을 완전히 잃은 잎은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이처럼 천천히 빛을 잃고 공기 속으로 흩날려 버린다. 너를 마지막으로 바래다주었던 그 가을날, 천천히 붉은빛 낙엽 사이로 멀어져 가는 너 뒷모습을 바라다보며 그 순간의 모든 것을 기억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지.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허나 그러한 바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마모되어 이제 대부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봄에는 나비를,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엔 영롱한 새의 노래를 들으며 너에 대한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겼다.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너의 걸음걸이, 해바라기와 같던 크고 화려한 미소, 명랑한 새와 같이 쉴새 없이 울리던 목소리. ..
단어연습 - 바라다 / 바래다 이보게, 자네 해바라기는 어찌하여 태양을 향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끊임없이 연모의 정을 바치는지 아는가. 이미 바래버린 노란 꽃잎 사이에 익어가는 갈색의 씨앗들은 그를 알고 있지. 또한 저 굼벵이는 무엇을 바라며 땅속 깊은 곳에서 숨조차 죽이고 쓰디쓴 흙만을 삼키며 살아가는지 아는가. 나뭇잎 사이에 남은 바래가는 허물을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있다네. 허면 이제는 쓸모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달을 보며 비는 이유를 자네는 아는가. 기억 속 추억을 그 너머로 바래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