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
KOREA BURN. 2014.07.06 - 4
터널 검붉은 좁고 어두운 길을 간다. 선택지는 늘 하나. 그저 주어질 뿐이다. 건너거나 돌아설 수 없는 고통은 용암처럼 녹아든다. 모두 내려놓으면 약속될 안식의, 부르튼 손발에 부어질 향유의 냄새가 났다. 하지만 걸음은 왜 멈추지 않는지. 불꽃에 휩싸이면서도 다시 검은 오늘위로 거친 발을 내딛는다. 마침내 너는 첫 울음을 터트리리라.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땅, 불, 바람, 물, 마음 - 땅 - 삶을 지탱하는 것. 공기와 물의 소중함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지만, 땅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위, 혹은 옆만이 아니라 발아래에도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 불 - 가장 현란한 화학반응 중 하나. 이것이 없었다면 문제 치즈나 노릿노릿 구운 삼겹살 대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고기를 씹고 있었을 것이다. So cool! - 바람 - 공기의 대류현상. 뺨을 간질이는 미미한 온기는 우스울지 모르지만, 태풍도 눈보라도 모두 바람이 만든다. - 물 - 흐르고 흔들리는 것. - 마음 - 전기적 신호. 그러나 그 이상의 무엇.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로체스터씨의 자살극 세상은 우울하다. 빛도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도 명랑한 새소리도 다 자른 이들을 위한 것이다. 나를 위해 남겨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이제 그 모든 것들을 포기하기로 했다. 필요한 것은 이탈리아산 시가 하나와 위스키 한 병. 나는 시가에 불을 붙여 바닥에 흐트러트린 종이 뭉치 위로 던졌다. 아마 이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스키가 나를 도와줄 것이다. 나는 알콜에 취해 침대 위로 무너져 내렸다. 곧 독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의식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지만 다가오는 열기는 희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연기 때문에 목이 따끔거린다. 그때, 내 방문이 벌컥 열리며 그 여자가 들어왔다.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그녀는 거칠게 내 몸을 흔들며 고함쳤다. 이 여자야, 날 죽..
가스렌지의 불꽃왕관 불(火). 라이타불, 성냥불, 촛불 등.. 단, 불조심 유의하세요^^ 물론 맛은 안 보셔도 됩니다.. ;; 찻물을 올리기 위해 가스렌지로 다가가다 아직 나는 사생문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서 가스렌지 불꽃을 관찰하기로 했다. 주전자에 물을 적당히 받고 렌지에 올린 뒤 번업! 탁, 탁탁탁탁 하는 소리가 나면서 붉은빛이 확 튀어 오른다. 완전연소가 되지 않아 희미한 가스 냄새가 퍼졌지만, 곧 사라지고 불꽃의 색도 푸른 빛으로 변했다. 주전자나 주전자를 지지하고 있는 네개의 철판을 날름날름 핥을 때만 간간이 다시 붉은색이 비칠 뿐이다. 일상적으로 따뜻한 불꽃이란 단어에 노란 색이나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사실 이 파랑색 불꽃이 더 높은 온도로 타오르고 있다. 거의 밖의 온도와 차이가 없는 ..
3 그는 셔츠 앞주머니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어 입에 물었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멀어져 가자 여인은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아름다운 녹색의 눈동자 속에 자리한 동공은 세로로 길다. 여인은 잠시 동안 그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훔쳐보며 코를 킁킁 거리다 독한 담배 냄새가 흘러들자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의 무릎에 고개를 파묻어버린다. 약간 거친 입술 사이로 가느다랗게 담배 연기가 흘러나와 바람결에 흩어졌다. “귀찮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군.” 소녀, 김나루는 아직도 건물 안으로 들어서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무엇을 보는 것일까. 시선은 학교 어딘가로 뻗어 있었다. 다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남색 체크무늬 치맛자락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금방이라도 바람결에 춤추는 벚꽃 잎 사이로 사라질 ..
아침 동생이 어수선을 떠는 바람에 눈을 떠보니 시계 바늘은 여섯시 오십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피부 속으로 냉기가 스며든다. 느릿느릿 일어나서 불위에 주전자를 올리고 따뜻한 홍차 한잔을 끓여서 얼그레이 쿠키와 함께 먹었다. 심장 안쪽에 자리 잡은 검은 웅덩이에 조금씩 온기가 차오른다. 조금만 더, 이제 조금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