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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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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내리는 소리 깊은 밤, 잠 못 이루다 사박사박 눈 밟는 소리에 가만히 창문을 연다. 서늘한 바람사이 선명한 발자국.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동안 눈은 자꾸만 쌓여 흔적을 덮고 숄도 없이 현관을 나서지만 쌓인 시간의 깊이만큼 망각 역시 깊어져 감촉도 형태도 아득해져. 놓지 못하는 기억의 끝자락은 움켜쥐면 쥘수록 붉게 언 손가락 사이로 방울방울 흐르고 나는 겁에 질린 아이처럼 슬픈 소리를 낸다. 깊은 밤, 달빛은 구름 너머 아득하고 어깨위로 가만히 시간이 내리는 소리가 쌓인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플땐 참지 말자 아플땐 참지 말자. 참고 참고 또 견디면 누가 알아 줄거라 생각 하지 말자. 사람들은 뒤돌아 보지 않는다. 심지어는 옆 조차 보지 않는다. 앞만, 혹은 위쪽만 바라본다. 그들의 관심을 끌려면 끙끙거리면 소리를 내야 한다. 억지로라도 뒤를 돌아보게 만들어야 한다. 아플땐 참지 말자.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그저 참기만 하면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아픈건지 조금도 몰라준다. 하지만 그걸 소리 내어 말하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짖는 개가 밥을 얻어 먹는다고. p.s 그 이전에 아프지 않게 조심하자. 아프면 나만 고생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이런 저런, 라이프 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겨울의 느낌 겨울 공기의 느낌은 시리고 투명해서 가을의 하늘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마치 얼음처럼 손에 잡힐것 같은 존재감을 가진다. 그것은, 소리와 숨결마저 얼어붙어 만들어진 순수한 정적때문일 것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아름다운 그림, 사진, 좋아하는 그림, 사진]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가스렌지의 불꽃왕관 불(火). 라이타불, 성냥불, 촛불 등.. 단, 불조심 유의하세요^^ 물론 맛은 안 보셔도 됩니다.. ;; 찻물을 올리기 위해 가스렌지로 다가가다 아직 나는 사생문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서 가스렌지 불꽃을 관찰하기로 했다. 주전자에 물을 적당히 받고 렌지에 올린 뒤 번업! 탁, 탁탁탁탁 하는 소리가 나면서 붉은빛이 확 튀어 오른다. 완전연소가 되지 않아 희미한 가스 냄새가 퍼졌지만, 곧 사라지고 불꽃의 색도 푸른 빛으로 변했다. 주전자나 주전자를 지지하고 있는 네개의 철판을 날름날름 핥을 때만 간간이 다시 붉은색이 비칠 뿐이다. 일상적으로 따뜻한 불꽃이란 단어에 노란 색이나 붉은 색을 떠올리지만 사실 이 파랑색 불꽃이 더 높은 온도로 타오르고 있다. 거의 밖의 온도와 차이가 없는 ..
별은 노래한다 피타고라스는 태양계의 각 행성들이 공전을 할때 그 행성만의 고유한 소리, 즉 음계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blue_belt_stars by oceandesetoiles 우주는 진공 상태이므로 소리가 들릴 수 없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수년전 나사에서 공개한 토성과 그 위성들의 소리에 의해 이 로멘틱한 상상은 단순이 상상이 아니라고 볼 수있다. http://saturn.jpl.nasa.gov 별들은 각자의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는데 그것을 소리로 바꾼 것이 위의 영상이다. 기자의 말에 따르자면 테레민이라는 악기가 이것과 유사한 소리를 낸다고. (아래 사진의 남자가 만지작 거리는 안테나 같은 것이 테레민) IMG_8196 by Paolucci 별의 소리는 그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 만큼 아름다..
지각직전 작가 : kmskill 당신은 무언가에 쫓기고 있습니다(뭐든 좋습니다). 그 심정을 단문 3개 이상, 장문 3개 이상으로 묘사해 주세요. 단, "쫓기다", "급박하다", "힘들다" 등의 직접적인 단어를 삼가해 주세요^^ ---------------------------------------------------------------------------------------------------------- 타이어가 노면을 미끄러지며 끼기기긱 하며 듣기 싫은 소리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알게 뭐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Time waits for no one!! 만약 조금이라도 Time over 한다면 그녀는 나를 기꺼이 잘라 버릴 것이다! 핸들을 180도 회전시키며 나는 다시 한번 가속페달을..
1 시리고 청명한 바람이 불어온다. 짙은 고동색 나뭇가지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꽃잎을 흩뿌렸다. 하양, 연분홍빛 꽃잎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웅웅거리며 떨리는 수천의 날갯짓은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취해 버릴 것만 같았다. 그 소리에는 어딘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힘이 어려 있다. 그는 언제나처럼 2층 미술실의 창가에 나른히 앉아 교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식물을 좋아하는 이사장의 취향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교정은 여러 종의 나무와 화초들이 정성껏 가꾸어져 있었다. 벚꽃만이 아니다. 복숭아꽃과 살구꽃, 이화, 매화…. 대부분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것이 이사장답다면 이사장답다랄까. 운치를 즐길 줄 아는 학생들이 그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