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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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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대한 이미지에 사로잡힌 아이를 보았다. 담담한듯 조용하게 붉은 빛에대한 이미지를 서술한다. 통제와 순응. 그리고 극복에 대한 이미지. 그 글을 보는 순간 정말 억누를 수 없는 노여움이 일었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뱉어내고야 말았다. [이상해. 이상한 글이야.] 하지만, 사실은 당혹스럽고 안타깝고 가여워서, 무섭고 두렵워 후회와 혼란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다독이려는 녹슨 강철 우리 속에 웅크리고있는 그 아이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러나 해줄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걸 알고있기때문에 무력한 [나]에게 화가 났던거야. 어린시절, 모든 사람은 [지금]이 영원하리라 믿는다. 하지만 어느순간 저 만치 입을 벌리고 있는 검은 구멍과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의 이야기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끝을 향해 점점 빠..
열일곱 열일곱에 난 집을 나왔다 내겐 꿈도 무엇도 없다 - 한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어린아이의 두눈에는 세상은 그다지도 밝지만은 않은것 같아 내가 해볼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이것뿐 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모르는 내 삶의 나이 이제 나에게도 세상을 살아가야 할 그 만큼의 의미를 니들이 내게도 나눠줘 순간순간 내게 맡겨진 기쁨을 느낄뿐이라고 세상은 언제나 늘 내가 어리다고만 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가? 어떻게 세상이 날 이렇게 따돌릴 수가 있나 이젠 내개 남은거라곤 아무것도 없는가봐 그냥 여기 서서 혼자 울고 나 또 소리치고 누군가 날 봐주길 원하고 나 기대하지만 아무도 없는 이곳에 들려오는 내 목소리뿐...
나, 그리고 한두 마리 그늘진 서쪽 벽 모퉁이에 있던 갈색의 자루 속에는 뻣뻣하게 굳은 죽음이 숨겨져 있었다. 아침, 상아빛 털을 붉게 물들이고 힘겹게 서있던 너를 나는 외면 해버렸다.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는 동안 핏덩이에서 한마리가 눈을 떴고 그것이 죄의 대라가 믿었다. 아픔을 피해 웅크리고 있는 사이 그것은 어둠 속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고 깊이 잠들어 시선조차 마주 할 수 없었다. 그저 네가 거기 있음만을 알 뿐이다. 언젠가 여름 용서하고자 마음 먹었던 그가 죄를 범했을 때 비로서 다시 한마리가 눈을 떴다. 돌보지 않아 내팽겨쳐진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 쑥쑥 자라 무엇인지도 몇마리인지도 알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 미래가 없던 아이를 바라볼때 니가 말을 걸어 왔다. 이것은 너의 몫이야. 피하지마. 그래서 나는 너를 그리..
THE ROAD - 코맥 매카시 로드(THE ROA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2008년) 상세보기 예견된 종말을 향해 걸어가는 길. 그것이 '로드'다. 달리 도망치거나 먼길로 돌아 갈 수도 없이 불로서 멸망한 세계. 눈 앞에 펼쳐진 고난과 상처만으로 가득한 길을 걸어가는 한 아버지와 그의 보석같은 아들의 이야기. 만일 그 길을 것는 것이'남자' 혼자였다면 이 이야기는 희망과 아름다움 같은 것이 존재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에게 있으 그 작은 아이는 세상의 모든 값지고 아름다운 것의 결정체와 같은 것이었으리라. 지킬 것이 있었기 때문에, 더럽혀서는 안될 것이 있었기 때문에 '남자'는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아내가 흑요석 조각으로 목을 베어 자살을 할때조차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세..
여자 아이 어제 있었던 일이다. 그 작은 아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말없이 오도카니 앉아 좀처럼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았다. 동그랗게 자른 바가지 머리 아래로 입술이 뾰루퉁하니 부풀어 있었다. "왜 그러니?" 라고 묻자 "하기 싫어." 작은 목소리로, 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아이가 말했다. "왜 하기 싫을까?" "하기 싫어." "자 그럼 이름이랑 학년, 반, 번호라도 쓰세요." "싫어, 싫어." "그러지 말고 우리 쓰자, 응?" 그러자 녀석은 불만족 스러운 표정으로 "하지만 보라색이 없는걸." 이란다. "자, 여기." 조금 떨어진 자리에 굴러다니는 보라색 싸인펜을 주워주자 아이는 그제야 머뭇 거리며 조롱박위에 또박또박 글씨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을 살피고 돌아와보자 녀석은 글자며 이름을 한자 한자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