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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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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눈과 고양이 지난달 30일, 폭설 때문에 계획했던 모든 일들을 취소해 버리고 길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야옹거리며 나를 불러 새웠다. 그러더니 춥지도 않은지 졸졸 따라온다=ㅂ=; 몸매는 여전 하시다 ...아니, 더 위용이 대단해졌다랄까나.; 흥! 그런 나에게 빠져있으면서 뭔소리냐옹! ...왜 복길이는 겨울에는 여름털이 나고 여름에는 겨울털이 나는걸까;; 덕분에 더더욱 넬 녀석과 비교되는 멋진 몸매이다. 눈을 치우는 동생에게 다가가 참견을 하는 녀석. 잘 치우고 있냐옹? 그래그래, 바로 그거다옹! 눈을 치운 자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거기서 한참을 알짱거렸다. 좋아! 말끔히 치웠구냥! 어디시찰이나 가볼까냥 여기여기! 어찌하여 아직 다 아니치웠느냥! ..라고 말하고 싶은 듯, 차가 지나가 평평해진 라인에 앉아 있는 넬녀석. ..
넬은 이런 녀석이다 넬은 이런 녀석이다. 넬~ 하고 부르면 어디선가 대답 하면서 슬슬 걸어온다. (절대 달려오지 않는다) 제법 강열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걸어오지반... 목소리는 아직도 어리광이 철철 넘치는 어린애 목소리다. 이녀석은 야옹이라고 잘 울지 않는다. 에,웅~ 하고 운다ㄱ-; 그렇게 오다가 갑자기 발라당을 시작한다. 이녀석의 발라당은 시도 때도 없다. 심할때는 1m 가다가 발라당 하고 다시 1m 가다 발라당 하기를 무한 반복한다ㄱ-; 혼자 허우적 거리게 내벼려두면 조금 있다 일어서 다시 나가온다. 그리고 골골골에 부비부비 꾹꾹이 3연타를 날려준다. 이건 보너스샷(?) 바로 찹살떡! 찹살떡!! 찹살떡이다!! 어쩜, 고양이의 앞발은 이렇게 귀여운걸까?
마중 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만남으로 귀가 시간이늦어 졌다. 서정리에 도착해 집으로 향하는 동안 해는 지고 휘엉청한 보름달이 떠올랐다. 물속에 잠긴듯 촉촉한 빛이다. 갑자기 걷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공기가 빠르게 식어가기 시작했으나 바람은 잠잠했다. 주위에 가로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개 구름 사이로 몽롱히 빛나는 달빛과 간간히 있는 인가의 불빛에 의존해 걸어야 한다. 그러나 어둠은 두렵지 않다.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어둠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무엇인가다. 서서히 스며드는 어둠 속에서 아스팔트 길이 달 빛을 받아 하얗게 떠오른다. 몽롱한 밤의 풍경에 취해 걷고 있는데 길 앞에서 익숙한 고양이 소리가 들린다. "야옹." 넬이다. "야옹." 하고 답해주자 녀석도 다시 야옹 하고 대답한다. 집에서 오..
나를 부르지마 야옹 야옹 야옹 야옹 추운데 나가서 놀아 주고 싶잖아ㅠㅠ ...(결국 밖으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