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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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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올려다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지난 여름, 포도 따다 나르느라 한창 바쁘던 날 중 하루였다. 문뜩 고개를 들자 천천히 커져가는 구름이 보였다.. 일하면서 농땡이를 피우는 편안 아니지만 그냥 지나치게 아까워 살짝~^^ 저기 저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것에 뒤덮여 있는 산 중턱에 바로 우리 집이 있다. 평택이랑은 참 여러모로 다른 지방이다'ㅂ';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물가에서 애플 팬션 옆에는 작은 계곡이 있다. 하지만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한번도 내려가본 적이 었었다. 그러나 그날은 모처럼 과수원 일을 쉬는 날이었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동생과 함께 조심조심 내려갔다. 작은 제방이 있긴 했지만 물수위도 상당히 낮았고 얕고 폭도 좁은 편이었다.
지난 초여름 어느 노을이 지던 저녁 내 기억이 맞다면, 지겹게 비가 연일 내리던 날 중 하루였을 것이다. 무척이나 오래간만에 보는 노을에 넋을 놓고있다가 차로 달려가서 똑딱이를 꺼내들었다.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멋진 하늘이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8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단어연습 - 바라고 바래다 빛바랜 낙엽을 주워든다. 앙상한 잎맥을 따라 본래의 색을 완전히 잃은 잎은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이처럼 천천히 빛을 잃고 공기 속으로 흩날려 버린다. 너를 마지막으로 바래다주었던 그 가을날, 천천히 붉은빛 낙엽 사이로 멀어져 가는 너 뒷모습을 바라다보며 그 순간의 모든 것을 기억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지.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허나 그러한 바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마모되어 이제 대부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봄에는 나비를,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엔 영롱한 새의 노래를 들으며 너에 대한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겼다.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너의 걸음걸이, 해바라기와 같던 크고 화려한 미소, 명랑한 새와 같이 쉴새 없이 울리던 목소리. ..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향기로운 포도원 내 고향은 아니지만, 7월에 익어가는 새초롬한 초록빛 포도는 참으로 싱그럽다. 그날은 비가 왔다. 엄마는 일손이 부족해 전전긍긍하고 있었기에 그것은 행운이나 다름 없었다. 다른 밭의 노는 일손들은 다 우리 과수원으로 왔다. 사실 하우스 재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엄마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날은 참으로 잘한 일이란 것이라고 느꼈다. 다른 과수원들은 비가 오면 일을 쉬지만 향기로운 포도원은 오히려 좋기만 했다. 이런 날은 볕도 안나고 시원해 일하기가 매우 좋다. 문외한은 사진만으로는 무슨 포도인지 구분을 못하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과수원집 딸로 자란지 이십여년, 이제는 익기전의 다같은 초록빛이라도 구분을 할 수 있다! 실험 재배중인 경조정. 껍질째먹는 청포도의 일종인데 내가 제일 좋아..
넬, 물, 그리고 찹살떡 그날은 좀 많이 더웠다. 헉헉 거리며 퇴근하고 막 현관앞에 도착했는데, 복길이가 조금 많이 흥분했나보다. 물이 담긴 바스켓을 엎어버렸다ㄱ-;; 이 찜통같은 더위를 피해 재빨리 집안에 들어가고팠지만 결국 이참에 물동도 닦아줄겸 바스켓을 들고 수돗가로 갔다. 열심히 물통을 닦고 물을 받고 있는데, 앞마당 쪽에서 [에,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슬쩍 돌아보자 넬이가 끙끙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겁은 많아가지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느라 오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이 잔뜩 경계어린 귀 모양을 봐라ㄱ-;; 낑낑거리며 수돗가에 도착하고는 통에 기대어 한참동안 물을 마셨다. 찜통같은 더위에 시원한 물에 삘이 꽃힌듯. 혀가 참 길기도 하여라.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물마시는데 완전히 심취해 있다. 물통을 디디고있는 발바닥이 ..
초록 무더위를 식혀준 폭우 뒤여서 그런지 느티나무의 잎사귀가 한층 푸르러 보였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