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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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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유려한 줄기가 바람에 따라 휘청인다. 선명한 노랑빛 꽃잎들도 그에 따라 춤춘다. 숙제가 나온 때에서 너무 지나버려서인지 초록빛 나뭇잎들도 가득 줄기에 매달려 있다. 살포시 가지를 잡아 꽃잎을 뜯어봤다. 장미처럼 하나하나 떨어지지 않고 나팔꽃처럼 통으로 붙어 있다. 킁킁. 향을 맡아보았지만 딱히 뭐라고 표현할만한 냄새 느낄 수 없었다. 입에 넣어 씹어보자 인상을 찌푸리고 싶어질 정도의 쓰고 떫은맛이 난다. 진달래와는 달리 이 녀석은 먹을 만한 것이 못된다. 나는 펫페 하고 여러 번 침을 뱉어 버리고 말았다.
진달래 10월 20일 월요일, 스타벅스에서 진행한 '에스프레소, 그리고 詩낭독회'에 갔다가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소월의 진달래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 藥山)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시는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꽃을 사쁜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여기서 역겨워는 언제나 곱고 아름다운 말을 쓰는 소월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고 당시는 한자를 한글로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는 해설. 즉 여기서 역은 力일 가능 성이 있다는 말인데, 그러면 이시의 첫 구절은 나를 보는 것이 힘들다면... 이라는 의미로 읽힌수 있다고. 따뜻한 커피와 맛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