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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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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석양, 그리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퇴근하는 길에, 무심결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한 파랑이 펼쳐져 있었다. 근 일주일간 처다도 안보던 하늘도 눈에 들어오고, 드디어 마음에 여유가 돌왔구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차를 타려다 다시 카페로 돌아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얻어왔다. 차창 너머로 흘러들어오는 바람과 서서히 붉은 빛이 감도는 하늘이 상쾌했다. 집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노래가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뒷 마당 원두막 근처에 차를 새우고 볼룸을 크게 올리곤 동생과 아메리카노 한잔을 나누어 마셨다. 흥겨운 리듬과 즐거운 시간. 그곳은 마치 작은 쿠바와 같았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일상 어제 아침, 방안에 있기 답답해서 현관으로 나섰다. 문을 열자 나무 마루위로 쏟아지는 햇빛이 따스해 보여 신문지를 깔고 뒹굴뒹굴 하기로 했다. 바지는 파자마에 상의는 늘어난 검은 티셔츠였지만 볼사람이라곤 동생 한명뿐이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는 조금도 없다. 게으른 고양이처럼 볕을쪼이며 뒹굴 거리자니 넬이 녀석이 다가와 옆에 길게 눕고는 그르렁 거린다. 마루위에는 까만 바탕에 붉은 점 두개를 가진 무당벌레가 느릿느릿 기어간다. 바닥에서 먹을 것이라도 찾는 것인지 분속 1mm의 속도로 움직인다. 비행기 소리가 울려 하늘을 올려다 보자 미공군 소속의 전투기가 날아 가고 있었다. 파란 바탕의 도화지에 하얀 줄무늬가 선명하게 그어진다. 잠시 후 그 위를 까만 점을 찍어 놓은 듯 높이 날아오른 까마귀가 지나간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