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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포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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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포도나무 올 여름 지겹도록 비가 내렸었지만 기특하게도 건강히 자라준 포도 나무에 알록 달록 가을이 찾아 왔다. 엄마는 혼자 보기 아깝다며 단풍이 다 지기 전에 사진을 찍자고 했다. 건강하게 한해를 보낸 포도나무는 이렇게 잎을 곱게 물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나무 잎사귀는 초라한 갈색으로 물든뒤 곧 시들어 떨어진다고 말하며 엄마는 내심 흐뭇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연두빛과 노란색 사이로 작고은 두벌 포도 송이들이 보인다. 이 녀석들은 시큼하고 알도 작은데다 큼지막한 씨가 들어있어 그냥 먹기에는 나쁘지만 잼을 만들때 넣으면 멋진 새콤한 맛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 홍서보는 늦게 수확을 하기 때문인지 아직 단풍이 덜 들었지만 이곳 저곳 샛노란 잎사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청포도와 경조정의 나무 잎도 예쁜 단풍이 들어..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향기로운 포도원 내 고향은 아니지만, 7월에 익어가는 새초롬한 초록빛 포도는 참으로 싱그럽다. 그날은 비가 왔다. 엄마는 일손이 부족해 전전긍긍하고 있었기에 그것은 행운이나 다름 없었다. 다른 밭의 노는 일손들은 다 우리 과수원으로 왔다. 사실 하우스 재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엄마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날은 참으로 잘한 일이란 것이라고 느꼈다. 다른 과수원들은 비가 오면 일을 쉬지만 향기로운 포도원은 오히려 좋기만 했다. 이런 날은 볕도 안나고 시원해 일하기가 매우 좋다. 문외한은 사진만으로는 무슨 포도인지 구분을 못하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과수원집 딸로 자란지 이십여년, 이제는 익기전의 다같은 초록빛이라도 구분을 할 수 있다! 실험 재배중인 경조정. 껍질째먹는 청포도의 일종인데 내가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