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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다이어리

책 더미를 정리 하며.


요즘 지나치게 축 늘어져 지내는 것 같아서
예전에 쓰다 집어 던진 이야기를 다시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막상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니
주인공의 성격이라든가 도시며 나라의 이름,
생각해 뒀던 스토리 라인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이야기를 구성하며 적어둔 설정집을 찾아 봤는데 영 보이지를 않는다.
책더미 사이에 들어가 있을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동생이 옷장 구석 책무더기에 집어 던져 둔것 같았다.

어디에 있을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아서
결국 옷장 안쪽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책들을 정리 해보기로 했다.
 
잘 안보는 책들은 상자에 순서대로 담아 옷장 안에 넣어두고
잘 보는 책이나 읽고 싶은 책들은 골라 나름대로 분류해 줬다.
그러다 보니 어릴적에 적었던 일기라든가
중고등학교 시절 필기한 노트, 심지어는 반토막난 점수의 시험지까지
제법 추억 어린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일기나 몇몇 과목들은
알아보기 힘들정도의 악필로 쓰여있던 반면,
고등학교 시절 들었던 국어과 과목들의 노트는
그중에서도 제법 알아보기 쉬운 글씨로 쓰여 있었던 점.
생각해보면 그 이전 까지는 영 엉망이던 내 글쓰는 솜씨가 좋아진 것은
국어과 시간에 쉴새 없이 연필을 놀린 덕뿐이 아닌가 싶다.
필기 양은 과목들 중에 제일 많았지만 묘하게도 그 시간을 싫어 하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예전 추억을 돌아 보고 새삼 감회에 젖기도 하며 정리를 다 끝마쳐갈 쯤,
어딘가 눈에 익은 표지의 작은 노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역시나!
 안을 펼쳐보자 내가 찾다 바로 그 노트였다.
기억대로 어설프게나마 등장 인물들의 그림도 있고
머리 카락이나 눈동자 색이며 성격 까지 적혀 있었다.

어린시절 일기나 필기노트를 보고 노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찾던 노트도 찾고,
없어진줄 알았던 책도 몇 권 발굴해 냈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던 책들을 각가 별로 분류해 두자 제법 뿌듯 했다^^
아래는 몇몇 인증샷!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
브리다는 가장 최근에 구매했는데 아직 읽지 못했다.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듬성듬성 모아져 있는 해리포터 씨리즈.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나머지를 채워넣어야지~


오노 나츠메의 납치사 고요와 레스토란테 파라디조 씨리즈, 그리고 캅스.
납치사 고요는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는데 좀처럼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어슐러 k 르귄의 파워, 보이스, 기프트와 로케넌의 세계, 바람의 열두방향.
기프트는 단숨에 읽어버렸는데, 어쩐지 보이스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아 묵혀두고 있다.
겨울엔 할일도 없는데 마저 스슥 하고읽어볼까나.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 씨리즈와 단행본 소설들.
이것 말고고 [백수알바 내집 장만기]랑 [바다 밑], [하늘 속]도 있는데
아무래도 다 음성에 두고 온것 같다.
내년 3월 쯤이면 다시 옮겨 가야 하니 안가져온게 잘한걸지도.


그리고 오글 거리지만 보게 되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들과
여러면에서 매니아층을 거스리고 있는 민소영의 스피리투스.

이것 말고도 책더미에서 발굴해낸 [멋진 징조들]이라든가
까마득한 옛날에 1000원 주고 집어온 세븐 1, 2권(아직도 안읽었다)
기타 잡다한 인문학 서적 등등등~
(몇몇은 내가 이런걸 샀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꽃이에 나름 차곡 차곡 정리를 해봤지만 다 들어가지 않아서
결국 책 위에 또 책을 싾아놓아야만 했다.

에휴, 이놈의 집구석 책장이 너무 부족하다!
엄마도 나도 책은 자꾸 집어 들고 들어오는데
책장은 근 8년째 하나도 늘어나질 않았으니ㄱ-;;
몇년 후에 집을 새로 지으면 서재는 정말 꼭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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