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난 뒤에 후회 하지 않을 영화 - 거북이 달린다.

거북이 달린다

그 문자가 날아 온것은 몇일 전인 6월 5일,
그러니까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CGV 평택6/10일 19:30<거북이달린다>
멤버십시사회1시간전부터선착순배포
거부080850112

평택 CGV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홍보차 진행하는 시사회인듯 싶었다.

힐끔 고개를 돌려 근무시간표를 살펴보니
때마침 6월 10일은 쉬는날~!
나는 쾌재를 부르며 시간이 어서 흐르기를 빌었다.

그리고 당일,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 6시 20분 쯤 AK플라자에 도착했지만
생각보다 홍보가 덜되었던 것인지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고작해야 열 몇명뿐이었고
상영권은 줄을 서고 5분도 채 안되어 넘겨받을 수 있었다.
남는 시간은 서점에서 때운 뒤 상영 시간에 맞춰 올라갔다.


...영화는 무료로 봤지만
서점에서 영화 티켓값의 배는 더썼다는 것이 아러니...

무능한 아버지의 활약이라는 점은
은근 박물관은 살아있다(물론 1편)를 떠올리게 만들었지만
좀더 성인 취향에 한국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는 영화.

만화 방을 하며 근근히 양말아르바이트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견미리의 모습과
마음은 물론 굴뚝 같지만 결국 어찌 하다보면 실패를 거듭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고질적인 경기불황에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조필성이 소싸움에 큰돈을 만지게 되었을 때는 내일 처럼 즐거웠고
송기태에게 홀딱 털렸을 때는 안타까운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송기태를 잡기위해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모습을 볼때는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분명히 웃기는 장면이고 웃어야 하는 장면임에도 애잔한 느낌이 물씬 ,,, '-');;

경찰의 부패와 권력에 대한 아첨과 욕망을 비꼬는 장면들은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듯 시원했다.
특히 견미리가 만화방 앞에서 경찰들에게 물세례를 하는 장면이.

간간히 어디선가 본듯한 인간관계라든가 설정들이 눈에 띄지만
돈주고 봤더라고 전혀 아깝지 않았을 영화라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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