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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그밖에

들판에서, 그녀는 무엇으로 부터 멀어지려는가


 누군가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습니다. 그 상황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묘사해 주세요. 
 단, "쫓기다", "급박하다", "힘들다" 등의 직접적인 단어를 삼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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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불안정한 시선으로 주위를 훑어본다. 코트의 앞섶을 모아쥔 손가락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다. 가느다란 숨을 내쉴 때마다 새하얀 입김이 허공에 서렸다 산산이 부서진다.
바스락.
뒤편에서 자그마한 기척이 나자 그녀의 움직임이 멈춘다. 숨조차 들이쉬지 않고 정지해 있던 그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입가로 새하얀 입김을 만들어낸다.
그녀가 걷기 시작한다.
사박, 사박.
시선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바스락.
다시 기척이 났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는다. 대신 걸음이 서서히 빨라진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결을 따라 입김이 서렸다 흩어진다.
바삭, 바사삭.
이번에는 더 가까운 곳이다. 빨갛게 언 두 손은 코트의 앞섶을 더 강하게 움켜쥔다. 경련이라도 하는 듯 고개가 자꾸 뒤편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완전히 다 돌아보지는 않는다.
걸음은 더욱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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