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 썸네일형 리스트형 9 푸드득. 꾀꼬리는 아슬아슬한 순간 날아올라 날카로운 손아귀에서 하늘로 도망쳤다. 그러나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깃 몇 개가 뜯겨져 흩날리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깊고 푸른빛 사이로 연분홍 꽃잎과 선명한 노랑 빛 깃털이 흔들거리며 떨어져 내린다. 노획물 대신 허공을 휘저은 나비는 매끄럽게 몸을 비틀어 땅위로 내려섰다. 그리고 무심 한 듯, 새가 날아간 하늘은 돌아도 안보고 머리카락과 구겨진 치맛자락을 정리한다. 하지만 몸짓에 담긴 신경질 적인 기운마저 지우지는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던 운율은 무심결에 하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소녀는 여전히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흰 뺨을 부드럽게 이완되어 편안해 보이는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