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해구아래 (238) 썸네일형 리스트형 안개비가 내리는 밤 - 퀘스트 - 풍경이나 광경을 묘사해주시면 됩니다. 즉, 사람의 행동이나 풍경을 마음껏 그려주시면 됩니다. 대사는 안 되고요. 분량은 1000자 정도. A4 한 장이 약간 안 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것, 못, 듯을 쓰면 안 됩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위는 고요한 어둠 속에 가라앉아있었다. 입김을 불자 새하얀 김이 서린다. 피부로 와 닿는 공기는 생각보다 온화해 잘 모르고 있었지만, 기온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다시 한번 호 하고 입김을 내뱉어 본다. 이번엔 좀 더 길고 따뜻한 숨이 입술을 타고 흘러나온다. 희미한 흰색이 밤의 무거운 공기 속에 형체를 드러냈다. 하지만 곧 어둠 속으로 삼켜져 버린다. 비는 매우 가늘어서 빗줄기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뿐만아니라 소리 초자 나지 않는다. 밖으로 나.. 나의 사랑스러운 2004년, 판소 카페 묘사 대행진에 내려고 쓰던 글이었는데 3000자를 4000자로 잘못 기억 하는 바람에 적기만 하고 참가는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시험 기간인데 공부도 안되고 하고 끄적였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녀석은 상당히 못난 얼굴을 하고 있다. 물론 길고양이치고 샴 같은 우아함을 지닌 녀석을 찾아보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나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녀석들이 눈에 띄기 마련이었다. 허나 녀석은 절대 그런 고고하고 깔끔해 보이는 고양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길고양이 중에서도 정말 못난 축에 속해있었다. 녀석의 머리는 밤톨 같이 둥글 넙적한 느낌으로, 마늘쪽 같은 작은 귀가 말 그대로 붙어 있는 식으로 달려 있었다. 눈은 심술궂은 모양으로 쫙 찢어져 있으며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코.. 단어연습 - 요새, 금세 요새 : 요 + 사이의 준말 금세 : 금시 + 에의 줄인말. "요새 눈이 자주 옵디다." "그러게요. 지금만 해도 금세 눈이 내릴 것처럼 하늘이 흐리네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시점변환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말을 겁니다. 1인칭. 우우웅! 액셀을 강하게 밟자 그에 호응하듯 엔진이 울부짖는다.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겨울의 시골길이 빠르게 뒤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 좁다란 길을 달리는 것은 오직 나 혼자뿐이었다. 마주 오는 차도 없다. 중앙선조차 없고 조금 요철도 있는 길 위를 정신없이 질주하는데 난데없이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웅웅거린다.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다. 그러나 핸드폰은 집요할 정도로 길게 내 바지 주머니 안에서 몸부림쳤다. "에이쉬! 바빠 죽겠는데 누구야!" 운전 중이었기 때문에 번호확인을 할 겨를은 없었다. 나는 그대로 폴더를 열고 핸드폰을 귀로 가져가 댔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저는 대쉬앤캐쉬의.. 하늘에서 내리는, 거리에 쌓인, 아무도 밟지 않은, 녹기 직선의, 더렵혀진 - 눈 - 하늘에서 내리는 눈 - 눈이 내리는 하늘을 처음으로 올려다본 날을 나는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생각보다 탁한 회색빛 하늘에서 차갑고 조금 묵직한 느낌의 둥근 눈발을 보며 거꾸로 매달린 포도나무에서 그 열매가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아주 멋진 기억이다. - 거리에 쌓인 눈 - 발밑을 잘 살피지 않는 나는 해마다 눈 때문에 한두 번씩 넘어지곤 한다. 인도 위에 소복히 내려앉은 눈은 곧 얼어붙을 빙판의 전주곡과 같다. - 아무도 밟지 않은 눈 - 결벽. 작은 발자국 하나 없이 깨끗한 눈은 사라지기 전까지 그 순수함을 잃지 않지만, 나뭇잎 하나라도 떨어지면 바로 그 자리부터 녹아 없어지기 시작한다. - 녹기 직전의 눈 - 오래된 얼음의 맛. 냉동실에 넣어두면 얼음은 녹지 않고 오랜 시간 남.. 단어연습 - 쉐이프 쉬프터 라이프 - 2 : 느리다, 늘이다, 늘리다 느리다 : 진도가 너무 느리다.(속도) 늘이다 : 고무줄을 늘인다.(길이) 늘리다 : 수출량을 더 늘린다.(양) 나는 느리게 주차장을 가로질러 아파트의 담벼락으로 다가갔다. 붉은 벽돌로 2.1m 정도 높이로 쌓여진 담벼락은 담쟁이덩굴이 늘어져 있었다. 나는 재빠르게 웅크렸다가 척추를 용수철처럼 늘이며 그 위로 뛰어올랐다. 나뭇잎이 앞발, 이어서 뒷발에 스치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지만 그 밖의 소리는 전혀 나지 않는다. 고양이일 때의 내 발바닥은 매우 부드러워 이런 충격쯤은 매끄럽게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의 비틀거림도 없이 담벼락 위에 올라섰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높은 곳을 걷는 것은 좋다. "멍멍멍멍!!!" 저런 성가신 개들과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고. 나는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 자연, 여신, 토끼, 사자, 와인 - 자연 - 너를 둘러싼 인위적이지 않은 그 모든 것. 최근 대도시의 사람들은 인위적인 콘크리트 덩어리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정돈된, 혹은 결벽증적인 길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 결과 개미 한 마리에도 소리를 지르는 나약함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삶이다. - 여신 - 어머니. 혹은 여자. 혹은 바다이며 대지이기도 하고 지구 그 자체이기도 하다. 변덕스러우나 부드러우며 강하다. - 토끼 - 토끼는 물을 먹어도 안 죽는다. 아니, 안주면 죽는다. 멀쩡한 토끼, 편견이 잡는다. - 사자 - 고양잇과 동물. 생각보다 머리가 크다. - 와인 - 술. 마시면 취한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빨리 잠드는 방법 늦은 시간. 사위가 온통 어둠 속에 가라앉은 가운데, 희미한 달빛 속에서 풀벌레들이 노래한다. 이제 8월도 다 끝나가는 시기이건만 오늘따라 견디기 힘든 열기가 밤의 공기 속에 감돌고 있다. 소녀는 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한참을 뒤척이고 있었다. 속삭이듯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어서 꿈속에 빠져들라 채근하듯 조용조용히 울렸지만 잠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았다. 하나, 둘, 셋. 수를 헤아려 볼까. 아니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우유를 마시는 거야. 머리맡에 양파를 가져다 두는 수도 있지. 몇 가지 잠을 이루기 위한 소소한 민간요법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지난날의 경험에 의하면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다. 아니, 그보다는 귀찮음이 더 컸음이라. 그렇게 더위와 싸우며 침대 위에서 뒹굴..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