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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다 작은 목련 나무 한그루가 말라죽었다. 가느다란 가지 끝에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흰 털이 부드럽게 자란 봄눈이 돋아났다. 하지만, 뿌리까지 시든 그 나무에서 꽃은 결코 피어나지 못할 것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4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이른 봄날의 산책 오늘은 볕도 좋고 바람도 온화해 모처럼 집근처를 산책했다. 내일 모래면 식목일이라고, 나무며 작은 식물들은 봄을 맞이해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그제만 해도 자정 무렵 살얼음이 얼어있었는데, 추위라고는 모르는지 보드라운 풀잎사귀들은 녹색의 융단처럼 폭신하게 마당이며 밭 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풀이 돋아난 흙을 밟는 느낌은 시맨트나 콘크리트 위를 덕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폭신폭신~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내 방을 초록색 가득하게 건조한 공기, 혹은 먼지에 지나치게 취약한 내 목을 위해 집안에 화분을 가득 들여놓기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이 파키라 잎은 거의 두달쯤 전에 잘라서 꼽아둔 것인데, 며칠전 보니 드디어 튼튼해 보이는 뿌리가 자라나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그냥 나무잎 하나를 꼽아둔 것에 불과했는데, 이제 조금더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면 화분에 옮겨 심어도 잘 자랄것 같다^^ 이 어여쁜 녀석은 로즈 흑법사. 처음 집안에 들여놓았을 때는 잎도 얼마 없고 줄기도 가늘었는데, 이젠 통통하게 물이올라 예쁘게 자라주었다. 이제 정말 봄은 봄인가보다. 책상 위의 먼지를 닦고 있는데 민달팽이 한마리가! 어제 화원에 가서 화분을 좀 더 많이 구해왔다. 다육이도 두 종 더들이고, 나무랑 여러해 살이 풀 한종도 있다. 집안 분위기도 한결 밝아..
기분 좋은 오후, 이른 봄을 즐기자 봄이다. 봄날이다. 날씨가 풀리자 덩달아 넬 녀석에게도 봄이 왔는지 또 무단외박을하고 이틀만에 얼굴을 비춘다. 안그래도 그루밍을 잘 안하는 녀석은 평소보다 두배로 꾀죄죄하다. 뭐냐옹! 뭐, 뭘보냐옹!! 안그래도 득달같이 달려드는 강아지들은 하도 오래간만에 본 녀석이 반가운지 덥치고 핥아대기 바쁘다. 덕분에 더 털이 엉망이된 넬. 간만에 빗질이나 해주기로 했다. 넬은 강아지들을 피해 난간에 올라가서 안내려온다. 강아지가 말똥말똥 보거나 말거나, 난간 위에서 평온한 표정이다. 오래간만에 자유를 만끽하는 복길이. 과수원 근처를 신나게 뛰어다니고있다. 혀가 덕까지 걸리겠다ㄱ-;; 아무래도 넬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자 이제 관심을 카메라쪽으로 돌린 강생이한마리. 렌즈가 줌인, 아웃할때 나는 소리가 신기한..
단어연습 - 바라고 바래다 빛바랜 낙엽을 주워든다. 앙상한 잎맥을 따라 본래의 색을 완전히 잃은 잎은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이처럼 천천히 빛을 잃고 공기 속으로 흩날려 버린다. 너를 마지막으로 바래다주었던 그 가을날, 천천히 붉은빛 낙엽 사이로 멀어져 가는 너 뒷모습을 바라다보며 그 순간의 모든 것을 기억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지.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허나 그러한 바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마모되어 이제 대부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봄에는 나비를,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엔 영롱한 새의 노래를 들으며 너에 대한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겼다.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너의 걸음걸이, 해바라기와 같던 크고 화려한 미소, 명랑한 새와 같이 쉴새 없이 울리던 목소리. ..
겨울 속의 포근함을 보다 요 며칠 동안은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제법 커다란 눈송이가 며칠에 걸쳐 조금식 내려 길이 살짝 얼기도 했다. 그날은 가뜩이나 추운데 눈때문에 살짝 언 길을 거북이 처럼 달려온지라 투덜대면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들어서기 직전, 무심결에 뒷 마당을 돌아보았다 다가올 봄을 떠올리게 만드는 포근함이 바로 그곳에 숨어있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오월의 노래 - 자크 프레베르 벗꽃 처럼 순식간에 져버리는 사랑.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기필코 봄이 오듯 사랑은 다시 너에게로 돌아온다. 죽음, 삶, 사랑. 그것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한 같은 것의 이름이다. 오월의 노래 - 자크 프레베르 당나귀 왕 그리고 나 우리 셋은 내일 죽겠지 굶주린 당나귀 권대로운 왕 사랑에 빠진 나 흰 분필 같은 손가락으로 세월의 반석에다 우리의 이름을 새긴다 포플러나무에서 바람이 우리를 부른다 당나귀 왕 인간 검은 넝마 같은 태양 우리 이름은 벌서 지워졌다 목장의 시원한 물 모래시계의 모래 빨간 장미나무의 장미 학생들의 길 당나귀 왕 그리고 나 우리 셋은 내일 죽겠지 오월에 굶주린 당나귀 권태로운 왕 사랑에 빠진 나 삶은 버찌 죽음은 씨앗 사랑은 벗나무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책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