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숨이 막힌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예견하지 못한 창날이 만들어내는 상처
올려다보고만 아득한 하늘아래 느끼는 현기증
그러나 빛나는 유리조각은
언제나 나를 매혹하고
바삭대는 바닥을 디디며
길고긴 붉은 흔적을 남겨.
서서히
마치 달팽이처럼
말라 비들어져가는 근육으로
한줌 남은 촉촉함마저 길가에 뿌리고
한발 다시 한발
내딛어
마치 달팽이처럼
구름이 태양을 가려
유리조각들은 빛을 잃고
끝을 알수 없는 깊은 샘은 매꿔지리라
그때가 되면
이 무거운 걸음도 한결 편해지리.
비를 기다린다
그래,
마치 달팽이 처럼
하염없이 ,하염없이.
'깊은해구아래 > 물고기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혈육 (4) | 2008.09.16 |
---|---|
단어연습 - 바라다 / 바래다 (0) | 2008.09.07 |
맑은 날에는 모자를 (0) | 2005.04.14 |
봄이 왔습니다. (0) | 2005.04.07 |
근시안 (0) | 2003.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