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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물고기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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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뭍에 첫 발을 디딘 그가 보았을 풍경을 떠올린다.서툰 몸짓으로몇번이고 발을 헛디디다마침내 기어오른 그 장소에서그렸을 풍경을 떠올린다.필시, 그것은 이런게 아니었을 것이다. 몇번이고 내려친 가슴은이미 푸른물이 들었다.고향땅은 저쪽,아득한 곳에서 넘실대어힘겨이 머리를 들어보나대기가 속삭인다.'너는 이미 너무 멀리왔다.' 돌아와요돌아와요무엇이 그리워서파도는 멀어져 가는가. 돌아가요돌아가요무엇이 그리워져,파도는 다시 밀려드는가.
실향 失鄕 늦사리 콩타작도 끝난 들녁게저분한 검불은 소슬한 바람에 흩날리고동무야, 부르는 소리 간데 없고고샅엔 괴괴함만 감도느니돌아서는 발걸음이 뜨는구나.
눈 속에 물고기를 묻었어요. 눈 속에 물고기를 묻었어요.한마리 두마리 세마리.그가 말했습니다.눈 속에 물고기가 있는 것 같아.하지만 도무지 파해칠 엄두가 나지 않아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은빛 비늘은 아름 다웠지요.지느러미는 유리조각 같아눈 위로 스며드는 것 같았습니다.매번 무게를 더해가는 눈은서늘해 달콤하죠. 그러나- 봄이오면,물고기도 같이 녹아 사라질지,아니면눈 녹은 진창 위에아직도 살아 퍼덕거리며 나 여기 있어요말할까요. 무서워, 봄이 오는 것은 너무나 무서워요.나는 아직도 눈을 파해치지 못합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장미 한송이, 바다 유리, 별의 반짝임, 새의 깃털, 키스 너의 미소
삼도천 가에서 끌어올려졌을땐저도 사람이 되는줄 알았습니다.하지만 보세요,아가미도 눈도이미 말라붙었건만나는 두 다리로 제대로 서지도 못합니다.입가에는 언제나 물이 찰랑거려말대신 왈칵왈칵 쏟아지죠. 나를 다시 물로 돌려보내줘요.내 아가미와 지느러미의 붉음을 탓하지 마세요.백탁한 눈일지라도옅은 물가에 잠겨있던말의 빛깔,그 초록의 흔들림을아직 기억합니다.수면위에 스치는 볕이그 위에 만들던 얼룩도 말이죠. 모든 것엔 끝이 있다 말합니다.그러니 언젠간왈칵 쏟어져 내리던 그것이흰 말을 닮은 파도가 되어 달리겠지요. 나를 장기말 처럼 다루지 마세요.걷지 못하면 기어길 수 없다면 모두 놓아 버리고돌아가겠습니다.흐르고 흘러.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붉게 뛰는 심장 꺼내 들고, 가시밭 디딘 상처투성이 맨발 숨기지 말고, 볼품없이 마른 팔다리 청실홍실로 감싸지 말고 맨몸으로 오너라. 아지랑이 같은 맹세는 흔적도 남지 않지만 유리는 만든 우리는 네 살도 벤단다. 보렴. 온통 검붉은 얼룩투성이구나. 응당 그래야 하듯 썩은 상처 위엔 진물이 흐르게 두거라. 혀로 핥을 필요도 없다. 허나, 무서워 말거라. 제아무리 바스락거려도 해가 지기도 전에 잦아들고 다시 불, 그저 바람이란다. 그러니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다 내려두고 그저 맨몸으로 오거라.
결여 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주 중요한 부품 하나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그렇게 말 하는 이유는 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명한건 여기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그들의 입술에선 낡은 종이가 흘러나온다.종이에서는 신선한 잉크냄새가 난다.흘러넘친 그것을지층의 틈바구니에 남길 것이라 했다. 같이 종이라 불릴지라도너의 밤에 빛나던 별은흙과 물과 불길을 품고시간이 되어 스며든다.듣거라,뱀에게도 날개가 돋아났단다. 서툰 몸짓 아래 쌓인 편린이 부끄러운 맨발치로 굴러떨어진다.멀리서 묵墨이 운다.반짝임을 따라 오늘 또 한걸음 내딛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