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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물고기의 노래

눈 속에 물고기를 묻었어요.









눈 속에 물고기를 묻었어요.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그가 말했습니다.
눈 속에 물고기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도무지 파해칠 엄두가 나지 않아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은빛 비늘은 아름 다웠지요.
지느러미는 유리조각 같아
눈 위로 스며드는 것 같았습니다.
매번 무게를 더해가는 눈은
서늘해 달콤하죠.

그러나- 봄이오면,
물고기도 같이 녹아 사라질지,
아니면
눈 녹은 진창 위에
아직도 살아 퍼덕거리며 
나 여기 있어요
말할까요.

무서워, 
봄이 오는 것은 너무나 무서워요.
나는 아직도 눈을 파해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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