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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다이어리

꽃놀이


우리 집의 벚나무는 조금 늦게 꽃이 피었지만,
연분홍빛 꽃잎은 여느 해 만큼 화사하게 만개했었다.

하지만, 감기에 후두염까지 겹쳐 오는 바람에
나는 자그마치 열흘 동안 끙끙거리며 앓아누워 있어야 했다.
출근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매일 나가기는 했지만,
집에 와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이불 속에 누워 지냈다.
급기야는 비마저 사흘 동안 내리 왔고,
몸이 다 낳았을 때는 꽃이 모두 저버린 뒤였다.
작년에는 디카를 새로 산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뜬 마음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사진을 찍었었는데
올해는 그럴 수 없었던 것이다.
 
아쉬운 마음에 디카를 만지작거리다
꽃 사진이 몇 장 찍혀 있는 것을 발견 했다.
최악으로 아팠던 것으로 기억 되는 24일의 사진이었다.
출근하던 길에 파란 하늘과 흐드러지게 핀 꽃에 마음을 빼았겨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어 두었던 것이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 되감을 수 없지만
사진 속의 꽃들은 향이라도 흘러나올 듯 어여쁘게 피어 있었다.
나만의 작은 꽃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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