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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다이어리

설 전날 친척들과 함께한 소소한 티파티

우리집은 큰집이 아니기 때문에 명절에 음식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바로 옆동네에 큰집이 있기 때문에 한두집 정도는 늘 우리 집에서 묵어간다.
모처럼 친척들이 모이는 것이니만큼 소소한 티파티 준비를 해봤다.
제작년엔 제누아즈 구워서 케익 만들고, 아이싱 쿠키를 만들었고
작년엔 초콜릿과 견과류 듬뿐 들어간 브라우니를 만들었었다.
올해는 타르트 두 종류와 스콘을 준비했다.

하루만에 미리 준비하면 힘드니까
먼저 클로티드 크림과 스콘을 만들었고,
그 다음 날에 타르트 2종을 구웠다.

먼저 이건 초코 타르트.
불 조절을 살짝 실패해서 껍질이 살짝 탔다^^;
역시 미니 컨벡션 오븐은 불조절이 힘들다ㅠㅠ
안쪽과 바깥쪽의 온도 차가 너무 심해!!



하지만 수분이 많은 필링은 무사;
먹을때 껍질만 조심하고 먹기로 했다.
다음엔 불조절을 좀더 신경써야 할 듯!



아래의 화려한 녀석은 레몬 머렝 타르트.
먼저 타르트에 레몬 필링을 채워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당일에 머랭을 올린다음 오븐에서 구워줬다.


갈색과 흰색의 머랭 아래 보이는 노란 빛의 필링엔
레몬 즙이 무려 2개 분량이나 들어가있다 ㅎㅎㅎ



과연 머랭이 잘 익어줄지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예쁜 갈색이 나와줘서 대만족^-^


스콘은 종종 만들어 먹기도 했고,
종류별로 하나씩 시식도 해봤지만...
타르트 2종은 이번에 처음 만들어 본것이라 어떤 맛일지 살짝 두근거렸다.

삼촌과 사촌 동생들이 도착한 것은 오후 8시 무렵.
큰집에서 저녁을 먹은 다음이다.

주택인 관계로, 난방을 적게 해서 티타임은 방에서 즐기기로 했다.
설이 아니라 추석이었다면 거실의 나무 좌탁에서 널찍하게 놀았겠지만...
방 안이니까 그냥 작은 상으로 만족하기로^^;
모처럼의 티파티니까 다구까지 갖춰서 세작을 우리기로 했다.



차를 우리려고 물도 올리고 세팅중이었는데
마음이 급한 녀석들,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사과 젬을 발라 베어 물고 있었다.



네모난 스콘은 블루베리, 세모난 것은 플레인과 건포도 스콘.



상이 좀더 넓었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좀더 큰 싸이즈의 상은 음성에 다 가져다 둬서^^;
처음엔 좀더 단정했는데 이것저것 그릇이며 티팟이며 컵이 늘어나서 엉망이다.


내 손에 들린 것은 세작.
상 왼쪽에 있는 검은 틴은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다.
삼인 다기이기 때문에 세작은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난 홍차를 마시기로 했다(왜 다들 홍차를 거부하는거니ㅠㅠ)

사진 아래에 있는 잔에 담긴 검은 것은 커피~
삼촌이자기는 녹차 마시기 싫다고 커피 내려 달라고 해서
선물로 들어온 코스타리카 따라주를 내려줬다.
일부러 물 온도를 낮춰 내렸는데도 거의 사나몬 로스팅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숨길수 없는 신맛이 막 톡톡 튀어올랐다.


배운대로 열심히 차를 내려봤다.
먼저 다관에 물을 부어주고


그 물을 다시 숙우에 따른다.


물 온도가 적당히 식으면 다관에 찻잎을 넣고 물을 넣어준다.
다 우려진 차는 숙우에 부어 동생들이 적당히 따라먹게 했다.



드디어 첫잔.


평은 대만족^ㅂ^!
다른 곳에서 마신 녹차는 쓰고 떫은 맛이 강한데
이녀석은 향이 폴폴 나고 부드러워 좋다고~
으쓱해진 나는 [물 온도가 중요한법]이라고 날난체를 좀 해봤다^^;


홍차는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조금 엷게 우렸다.



자, 그리고 이제 타르트 시식!


찐득~ 하고 진한 초콜릿 타르트!
생크림이 들어가 부드럽고 촉촉한 초콜릿 필링이 매력적이었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인기스타는 바로 이 레몬 머랭 타르트였다^^



상큼한 레몬 필링과 부드럽고 달콤한 머랭의 조화는 최고!!
아래 사진을 봐도 어느 쪽이 더 인기 있었는지는 확연히 알수 있다 ㅎㅎㅎ
레몬 타르트가 조금 더 싸이즈가 작기는 했지만
초콜릿 타르트보다 확실히 더 잘팔렸다~


큰집에서 의사소통의 실패로 밥을 두그릇 비워야 했던 삼촌(..;)은
타르트를 작게 잘라 한입씩 맛만 보고 더 못먹었다.
하지만 맛은 있었는지 더 못먹는걸 무척 아쉬워 했다.


신나게 먹고 차를 마신 다음은 삼촌의 건의로 영화상영회가 진행되었다.
발리우드표 히트작인 세 얼간이(3 Idiots, 2009)였다.
런타임 무려 160분;;
하지만 영화는 조금 뻔한 전개였지만 충분히 재미있었고
(발리우드 특유의 춤과 노래, 그리고 골때리는 사건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분명했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은 160분이었다.
단지, 영화를 다 본 다음은 새벽 2시였고;;
그 다음애도 다들 차와 초콜릿의의 카페인 때문인지 폭주해서
컴퓨터 하고 TV 보고 수다떠느라 새벽 5시가 되서야 잠이 들었다는 것ㄱ-;;;

덕분에 다음날 8시에 일어나는 것은 끔찍했지만,
이렇게 사촌들과 밤을 새워 논것이 무척 오래간만이었기 때문에
그 피로감은 다소 유쾌하기도 했다.

올 추석, 그리고 내년 설에도 이런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Tea and Coffee]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