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생일날
큰 상자를 소중히 안고와
너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야
라며 떠넘겨 오는데,
기대에찬 마음으로
조심스레 열어보니
정작 안에 담긴 것은
낡고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그냥 잡동산이에 불과하고,
저쪽은 순진한 얼굴로 안색을 살피는데,
싫은 내색은 하지도 못하고
꾸며낸 미소로 거기 답하며
이것을 어찌 처리해야할까
속으로 한참동안 고민하는
그런 상황인거야.
그러니, 이것은
다시 상자에 담아
지하 으슥진 곳에
던져놓을 수 밖에.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 거기 있을테지.
너무 낡고 무거워
홀로 들어올릴수도 없고,
건드리는 순간 조각조각
부숴져 버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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