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도망가 버렸어요.
아는 것이라곤 전화번호와
블로그 주소
작은 카페의 운영자라는 것 뿐이었는데.
그 모든걸 다 지워버리고
그냥 사라졌어요.
더 많은걸 물어 봤어야 했을까요?
하지만 언제나 너무 빙 돌려서 적은 그 말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하는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답니다.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는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구토를 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핸드폰 번호와
사는 집과
블로그의 주소
머무르고 있는 카페를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가 나를 발견하고자 한다면
금세 찾을 수 있을겁니다.
나는
마치 달팽이처럼
언제나 길고긴 흔적을 남기곤 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