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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다이어리

별자리 운




사실, 점을 보거나, 점을 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매달리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 초 쯤 부터 이상하리만치
주간 별자리 운이 잘 맞아 떨어지는 편이기에
최근에는 종종 챙겨서 보곤 하고있다.

어제 저녁은 이상하리 만치 피곤해서
이른 시각에 잠이 들고 말았다.
평소에 새벽 2시쯤 잠들곤 했는데
10시에 자리에 누웠으니...
결국 새벽 3시 반 무렵에,
목이 말라 뛰어다니는 꿈을 꾸다 잠을 깨었다.
멍하니 천장을 보다 정말로 갈증을 느껴
차가운 물을 두어잔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진동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웅웅 거리는 소리만 들렸지만.
이 새벽에 누가 전화를 했나 하고 봤더니
발신자 번호표시 제한이다=ㅂ=

정말 호기심 때문에 받아봤다.
보통이면 끊어 버렸겠지만 새벽에 걸려온 전화이니
뭔가 급한 용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보세요?"

라고 말하자, 상대방도

"여보세요?"

라고 답해왔다.
답답한 펜턴이다.
나는

"누구세요?"

라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하는 대답이 가관이다.

"오빠야."

=ㅂ=
오빠....
난 남자한테 오빠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경우가 매우 박해서 
손에 꼽으라면 꼽을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그런데, 댁은 아무리 생각해도 목소리가 기억이 안나거든?

"누구세요?"

다시 묻자 자기를 모르겠냐고 말한다.
아아, 그래.
난 기억력 정말 형편 없어서
(특히 사람에 관해서는)
어쩌면 정말 잊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모르겠는데요?"

이러자 슬슬, 상대 방도 머뭇거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카페에서 알게 되었다고 웅얼웅얼 거리며 말한다.
그래, 카페. 카페라 이거지? 하지만 카페가 어디 한두군데냐고.
어느 카페인지도 대답을 못하고
카페 닉네임이 뭔지 말을 했는데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내 닉네임은 아냐고 묻자
번호만 저장을 해뒀다고 한다=ㅂ=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이를 묻자
얼버무리듯이 27이라고 말한다.

그래, 27이라 이거지?
27이면서 지가 오빠라고 우겼다 이거지?
난 존댓말 까지 써줬고
지는 반말 찍찍 해댔는데
알고보니 동갑이라 이거지?

"27? 그러면서 오빠는 무슨 이!@$#!%!#%!!!!!"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고 전화를 끊고는 씩씩 대고 있는데
갑자기 별자리 운이 생각났다.
카페에 들어가서 슬쩍 읽어보는데
제일 첫줄에 이런 말이 쓰여 있었다.



3월 9일 - 3월 15일 : 나쁜 사람과의 얽힘...

이번 주에 갑작스레 다가오는 사람은 일단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ㅂ=

제발, 이런건 좀 안맞아 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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