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무릉도원.
마을 외곽에 서서 우리 집이 있는 언덕배기를 보면 연분홍 안개에 휩싸여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 보인다. 올 봄, 언덕 아래자락에는 벛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사이로 매년 날아오던 커다란 두루미들이 내려 앉는다. 녀석들은 서성이며 횟질을 하거나 둥지를 만들 나뭇 가지를 줍고는 다시 파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여름 - 수박아 기다려라.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없이 여름을 날 수는 있지만, 수박 없이 지낸 다는 것은 나에게는 불가능 한 일. 수박의 상쾌함은 얼을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히 대신 할 수 없다!
가을 - 기다림의 끝.
탐스럽게 익은 청포도를 햇빛에 비추면 아름다운 황금 빛으로 보인다. 그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를 위하여, 농부는 까탈스러운 봄바람과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할새도 없이 가지를 치고 순을따며 나무를 가꾸어 온 것이다.
겨울 - 쉬었다 갑니다.
길어진 밤의 길이 만큼, 모든 것이 움츠러 든다. 그러나 그것은 단 순히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무 껍질 속에서는 새싹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마치 무대의 하나의 막이 종료되고 다음으로 넘어갈 때, 커튼 뒤에서 바삐 움직이는 배우들과 같은 모습이다.
계절 - 지구는 아직 무사히 살아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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