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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은 현 위로 깊게 미끄러진다.
그때마다 어깨가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으로 흔들린다.
분명하지만 거칠지 않은 그 궤적을 따라 첼로의 아름다운 갈색 나뭇결이 반짝였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현 위에서 춤을 추면 음이 꿈틀댄다.
때로는 높게, 혹은 낮게.
음의 흐름을 따라 그의 호흡은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
섬세한 눈가에는 살짝 주름이 잡혀 있다.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곡에 취해버린 탓인지는 알 수 없다.
갑자기 활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동시에 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팔은 더더욱 깊고 무겁게 휘었고 끓어질 듯 말듯 얕은 호흡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더이상 추락하지 못할 때까지 음이 내려가자 마침내 그는 곡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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