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를 본격 적으로 다룬 몇 안되는 만화중 하나입니다.
'산(山)'과 많이 비교가 되곤 하지요.
개인 적으로는 산보다는 이쪽을 좋아합니다.
산은 그야 말로 '일본인다운' 비정상적인 긍정이 가득해서
보는 동안 내내 목에 뭐가 걸린 듯한 불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반면 고고한 사람은
인간의 어두움과 밝은면 모두 조명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만화는 2007년 부터 2011년, 총 4년에 걸쳐 연제되다
17권으로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1969년에 출간된 닛타 지로의 소설 '고고한 사람'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실존 했던 일본 산악인 카토 분타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비록 화의 배경은 현대이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같은 카토 분타로입니다.
(처음엔 모리 분타로 였지만 결혼하면서 카토 분타로로 개명)
고고한 사람은 1~2권과 2~4권 그리고 그 뒤로의 스토리 작가가 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초반과 후반의 이야기나 주인공들의 성격 묘사나 은유등이
전혀 다른 만화라 해도 좋을 정도로 느낌이 다르죠.
1~2권이 연출이나 인물간의 구도 등이
열혈 학원물 같은 분위기라면
2권 중반 부터는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합니다.
마치 다른 만화 처럼 어둡고 불행한 사건만 연달아 일어나지요.
어찌보면 참 쓸데 없다고 할 수 있는 심리전이 4권 말미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5권.
드디어 작화가 사카모토 신이치가 스토리 작가도 겸임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확실히 이야기는 '산'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결코 앞의 이야기에 비해 밝아졌다 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은유적이고 시험적임 묘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좀더 깊이가 있으면서 설득력 있는 심리의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만화로 거듭난 것이지요.
그 결과 2010년에는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스포일러 주의 *
원작, 그리고 실제 인물 분타로는
홀로 산을 오르다 그대로 생을 마감합니다.
이대로 가다간 이 만화도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다행히도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나름 해피엔딩이라 부를 수 있는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168쳅터 마지막의 나비를 이용한 복선이 기억에 남네요.
창들에 내려 앉아 그대로 죽은 듯 보이던 나비는
바로 그 다음 쳅터 초반에서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혹자는 주인공이 원작처럼 죽는게 더 좋았을것 같다고 말하지만
저는 만화쪽의 마무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최후에 그의 목숨을 살린 것은 다른 클라이머가 남겨둔 로프.
즉, 혼자 가는길을 택했던 그지만,
결국 타인의 도움으로 살아 남은 것이지요.
애니메이션화 된다면 (충사급의 퀄리티로)
쌍수를 들고 환영 할텐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걸 보니 아무래도 너무 마이너인듯 합니다 ㅠ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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