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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리뷰

렛 미 인 - 뱀파이어, 그리고 그의 시종



렛 미 인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2008 / 스웨덴)
출연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페르 라그나르, 헨릭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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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Let the Right One in)



차가운 눈과 긴 밤.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5시간인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작은 도시에
뱀파이어 이엘리와 그의 시종인 호칸이 찾아온다.

뱀파이어와 그 시종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소설에서 찾아 볼수 있다.
일본의 '시귀'에서는 늑대 인간이라는 개념으로 등장하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유명한 앤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
'애니타 블레이크' 씨리즈까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애니타 블레이크 씨리즈 애니타 블레이크 씨리즈



빛과 함께 피(거의 대부분 그것은 인간의 것이여야 한다)를 먹어야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결국 빛 아래를 거닐 수 있는 존재의 도움이 필요 한 것이다.

뱀파이어와 그 시종의 관계의 밑바탕에 깔린 것은 주로
공포,
힘,
영생,
그리고
사랑이다.

그중 영화나 소설의 소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사랑인데
대부분 이것은 인간 쪽에게 절대적인 자발적 희생을 바치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ds와 닮기도 했다)

렛 미 인에서도 호칸은 자신의 가치가 없어지자
이엘리에게 피를 준뒤 죽음에 이른다.
극중에서 호칸은 아버지로 소개 되기는 하지만
호칸이 이엘리에게 보여주는 태도는 부모로서의 정이 아니다.
그것은 이엘리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나 어조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엘리의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나가는 호칸



자신의 정체가 들어날 상황에 처하자, 그는 얼굴에 스스로 염산을 쏟아 붇는다.




뱀파이어로서 이엘리는 호칸의 도움을 받아 살아간다.
사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막강한 힘을 가진 뱀파이어인 이엘리 스스로가
사람을 사냥하는 것이 더 간편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엘리는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끼고 있으며,
호칸은 그런 그녀 대신에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것이다.




이엘리와 오스칼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할까.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오스칼.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언제나 도망치듯 살아야 하는 이엘리.
아웃사이더로서 살아가는 둘이 서로에게 끌리는 것은 필연에 가까웠다.



렛 미 인.
뱀파이어는 초대받은 집에만 들어 갈 수 있다.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것을 오스칼에게 들킨 뒤,
이엘리는 오스칼에게 받아 들여 지기 위해
오스칼의 시험 - 초대 받지 않은 집에 들어 서는 것을 받아 들인다.
그 대가는 참혹하다.



어쩌면 그것은 계산 된 행동에 가까 웠을 것이다.
긴 새월동안 사람을 죽여 그 생명을 들이키며 살아온 그녀가
어린 소년 한명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죽음에 이르렀을까.
오스칼은 그녀가 그냥 그렇게 자신의 눈 앞에서 죽게 내버려 뒀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년은 '이엘리'를 받아 들인다.
자신의 아이를 귀찮은 대상으로만 보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어머니,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믿었지만 게이 애인(으로 추정되는)과 대화를 나누느라
아들을 뒷전으로 밀어 버린 아버지 사이에서
고독한 방황을 하던 오스칼에게 있어 이엘리는 각별했을 것이다.
뱀파이어나 여자아이가 아니라는 것 과는 상관 없이 
그를 필요로 하는 단 한사람의 존재였기 때문에.

 마침내 오스칼은 이엘리를 제거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이엘리는  오스칼을 괴롭히는 동급생들을 죽임으로써 둘의 관계는 완성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와 같이 마무리 지어진다.
가방안의 이엘리와 밖의 오스칼.
모스 부호로 둘사이에 오간 대화.

비록 둘의 미래는 불투명 하더라도.
그 순간 그들은 충족되고 만족스러웠음이 분명하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영화리뷰 모읍니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