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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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은 떨림이었다.
여자는 자신의 입술위에 가볍게 겹쳐졌다 멀어진 입술의 떨림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지금 얼마나 긴장해 있는지 그대로 전해져오는 느낌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가볍게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가녀린 어깨를 잡고 있던 두 팔은 잔뜩 힘이 들어가 뻣뻣이 굳어 있다가 잠시 후 천천히 아래로 내려 왔다.
한발자국 물러선 그의 눈에는 가볍게 물기가 어려 있었으며,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한숨 속에서는 죄책감과 후회의 느낌이 묻어 나오는 듯 하다 생각한 순간, 갑자기 심장 안쪽,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뻐근하게 조여 오는 듯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그것은 솟아나 흐르고 흐르더니, 마치 물이 넘쳐 잔을 적셔 버리듯 그녀의 온몸을 물들여 버렸다. 정신이 든 순간, 그녀는 한껏 발돋움을 하고 매달리듯 그의 어깨를 감싸 키스를 하고 있었다.
순간 남자는 놀란 듯 몸을 경직 시켰으나, 이내 거친 숨을 내쉬며 부드럽고 가녀린 몸을 힘껏 껴안았다. 뜨거운 입술이 천천히 열리며 촉촉하고 따뜻한 두 개의 혀는 서로를 찾아 부드럽게 앞으로 나왔다.
그 순간, 그 둘에게 열 살이라는 나이의 차이라든가, 교사와 학생의 관계라든가 하는 것은 그저 의미 없는 단어의 나열처럼 느껴졌다. 오직 뒤엉키는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거친 숨결과 상대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 깊이 반복 되는 행위만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뿐, 더이상의 진실은 필요 없다고 그렇게 되뇌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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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동안 내내 낯간지러워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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