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의 상상력에 감탄한 - 아바타

며칠전인 17일,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중
동생의 전화가 걸려왔다.

[심심해~!]

,,,;;
차가 없이는 시내로 나가기 힘든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이 추운날 30여분을 걸어서 밖으로 나오는건 삽질에 가깝다)
동생은 어쩔수 없이 하루종일 집에 있는 중이었다.

마침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아바타]가 개봉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동생에게 일이 끝나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녀석은 쾌재를 불렀다.

사실, 아바타의 티쳐무비를 보고 생각 한것은
[음, 외계인과 지구인의 싸움인가?]정도였다.
조금만 더 영화에 대한 설명을 찾아 봤다면
 적어도 영화의 제목이 왜 아바타인지는 알고 갔을텐데
워낙 sf나 판타지를 좋아하고 감독이 감독이니 만큼
사전 조사 전혀 없이(하다 못해 팜플렛도 안보고) 그냥 갔다.

덕분에 표를 끊고 난 뒤 런닝 타임을 확인 하다
자그마치 164분인 것에 놀란 숨을 들이키고 말았다.
어쩌면 감독이 제임스 카메론일때 알아봤어야 했을지도;;
(그나마 아바타는 타이타닉 보다는조금 짧았다;)

164분이면 두시간하고 40분 정도다.
영화의 내용이 지루하다면 늘어지게 낮잠(?)도 잘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도록 전혀 지루함을 느낄수가 없었다!
놀랍과 환상적이며 모험심을 자극하는 설정들과 아름다운 화면에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우선 제목인 [아바타]에 대해서 말하자면,
어원은 산스크리트어로 신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올때 취한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을 의미하는 단어다.
닐 스티븐슨이 〈스노 크래시 Snow Cras에서 가상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가상의 신체에
아바타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부터 이 용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로
그러니까 게임이나 쳇팅 상의 가상의 나를 표현하는 단어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영화 속의 아바타는 인간과 외계 종족인 나비의 유전자를 합성해 만든 인공생명체로
그 스스로의 의지나 의사는 없고 대신에 유전자를 제공한 인간이
특수한 기계를 통해 동조, 조정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살아있는 인형이다.



나비들이 사는 행성은 지구에 비해 중력이 낮고 크기는 큰데
그 때문인지 그들은 인류보다 훨씬 장신에 늘신한 몸을 가지고 있다.
단지 포스터와 동영상으로 슬쩍본 내용으로는 미처 그런 사실은 파악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바타가 처음 화면에 그 모습을 들어냈을때는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SF영화에서 나온 외계인은
인간보다 작거나 혹은 유사한 싸이즈 였으니까.

 

사실 살짝 이 영화를 보면서 포카혼타스를 떠올리고 말았다.

나비는 인디언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고 한다.
위기에 빠진 원시 부족,
그리고 그를 돕는 슈퍼히어로.
(물론 그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U.S.A 소속이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맛깔스럽게 펼쳐져 나간다.

처음에는 단지 잃어버린 다리를 되찾는다는 기쁨에 들떠
판도라와 나비를 그저 사물처럼 대하던 제이크지만
점차 아바타로 있는 동안을 진짜 현실처럼 느끼게 되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배우는 동안 그 신비로운 세계에 동화 되어 간다.
그리고 그런 제이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관객들도
판도라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된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 영화는 일종의 학원물같은 분위기인데,
나비의 삶을 방식을 배우는 제이크의 모습을 통해
그들에 대한 설명을 상당히 매끄럽게 했다고 생각 한다.
우리는 제이크가 네이티리를 따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동안
새로운 판도라의 식물들과 동물들을 보게 되고
나비의 삶의 방식과 그들이 자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된다. 

나비와 자연이 소통 하는 방식은 매우 놀라운데,
그들은 정말로 다른 생물들과 자신들의 정신을 공유한다!
그것은 그들의 긴 머리카락 속에 숨어잇는 촉수를 통해 가능한데,
그 섬세한 촉수를 통해 그들은 말(?)을 조종하거나
거대한 새를 통제하고 여신에게 기원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판도라의 밤의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할로겐 조명이라도 켠듯이 반짝이는 식물들과 동물들은
정말 거기에 존재 하는 듯 현실감이 넘쳤다.

영화 속에서 제이크 설리는 지구를 [멸망해가는 세계]라고 말한다.
어디를 가도 초록과 빛이 넘치며 생명력으로 가득한 판도라는
우리가 잃어버린, 그리고 파괴해 가고 있는 지구 그 자체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다른 생명과 공존하는 삶의 중요성.

그래, 뻔하다.
하지만 뻔한데도 아직 누구누구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다.
뻔하지만 정말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기후 협정이나 4대강 삽질만 봐도 그렇다.

이미 봤던 이야기, 알고 있던 문제와 사건,
그리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지만
여하튼, 우리는 다시 한번 그런 일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무엇 보다 이런 환상적인 영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건
정말 어리 석은 일이다!
나는 24일에 3D로 다시 한번 볼 예정이다.
비디오 나올때까지, 혹은 캠 버전 나올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제발 영화 관에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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