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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리뷰

3% 부족했던 - 더 로드


얼마전 티스토리 이벤트 응모가 당첨되어
로드의 영화 관람권을 받을 수 있었다.
원작을 워낙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이벤트가 당첨이 되지 않아도 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공짜 표가 나왔으니 당장 가기로 했다.

마침 한가했던 동생과 함께 8시 표를 끟었다. 
상영 직전에 확인한 런 타임은 약 2시간 가량.
약간의 지루함을 동반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화면에 더 로드의 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흑백 톤의 현실과
아름다운 색감의 과거의 영상이 교차된다.
총천연색의 과거는 그다지 선명하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흑백의 현실과 명확히 구분되어 보이지 않았다.

멸망해가는 세계에 대한 표현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황폐하고 식물 하나 조차 남아있지 않은 살풍경한 모습과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의 힘겨운 삶 같은것 말이다.
사소한 표현이나
점점이 이어지는 사건,
마주치는 생존자들.
모든 것이 원작과 흡사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또한 인물들의 성격 표현이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아버지 역의 비고 모르텐슨의 연기는,
뭐라 흠 잡을바가 없었지만..
사실상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이랄 수 있는
소년역의 코디 스미스 맥피는 존재감이 부족했다.

시적이면서 종교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원작에서
소년은 좀더 무개감 있고 지킬 가치가 있는
이를 태면 순수한 선에 가까운 느낌을 줬었는데
(혹은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속의 소년은 그저 여리고 약한 그냥 소년에 불과했다.
고통스러운 세상에 던져진 소년의 모습은 보여 줄 수 있었지만
뭐랄까, 그냥 '소년' 그 이상의 느낌은 받지 못했다랄까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마지막 부분.
소설에서는 정말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영화에서는 꼬맹이 얼굴 보여주는 것으로 끝난다.
그다지 희망적인 느낌도 들지 않았고 여운이 남지도 않았다.
마치 영화 보다 중간에 나간것 같다는 생각만들 뿐.

그런 점에 있어서는 역시 감독의 한계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눈먼자들의 도시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경우는
원작과는 또다른 감독만의 시선이 담겨 있었기에
2차원적인 영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로드의 경우는 지나치게 원작 묘사에 치중해
정말 중요한 것들은 미끄덩미끄덩 빠져 나갔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색다르고 독창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음에는 좀더 주제 의식 강한 영화를 만날 수있기를.
살짝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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