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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사생문





흰 잔에 물을 담았다.
수면이 흔들거리며 하얀 형광등 빛을 반사하다 천천히 멈춘다. 컵 안쪽에는 작은 공기방울 몇이 매달려 있다.
살짝 들어 냄새를 맡아 보려 했지만, 감기 때문에 섬세한 표현이 어렵다. 그냥 촉촉이 젖은 냄새가 난다.
목이 탔기 때문에 잔을 들고 물을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입 안이 메말라 있어 단맛이 난다.
지하수이기 때문에 조금 거친 감이 혀끝에 느껴진다. 하지만, 서늘한 물은 열에 들뜬 입안을 식혀준다.
한결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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