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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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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각, 사각. 상념에 젖어있던 그는 문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시계 바늘은 제법 많이 움직여 있었다. 그는 안경을 벗고 미간을 문질렀다. 도수 있는 렌즈가 아니지만 그는 하루의 대부분을 투명한 렌즈 너머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어린 시절, 안경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그것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서였지만, 좀 더 자라서는 그것들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안경을 쓰는 것은 볼 필요가 없는 것까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일단 시선에 들어오면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주의를 끄는 강한 힘이 있다. 그는 성가신 일에 얽히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는 나루가 있는 방향을 항해 시선을 보냈다. 소녀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을 ..
3단합체 김창남 3단합체 김창남 1 - 하일권 지음/학산문화사(만화) 3단합체 김창남 2 - 하일권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 정말, 울어버렸다. 펑펑. 요 몇일동안 계속 가슴속에 뭔가 응어리가 진것 같이 답답했는데 조금은 아주 조금 쯤은 시원해 진것 같아.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바다를 보러가자] 결국 지켜지지 못한 그 약속이 그 보잘것 없는 약속이 전부였던 한 소년과 결코 인간이 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상냥했던 한 로봇의 만남과 그 끝을 그린 지극히 잔인하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을 그린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 누구도 변하지 않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모습에 당신은 현기증을 느낄지도 모른다. 눈살을 찌푸리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결말을 기대하고 읽..
슬럼독 밀리어네 Slumdog Millionaire Soundtrack - O Saya 최근(이라기에는 조금 지나간건가) 화제가 되고 있는 슬럼독 밀리어네 Slumdog Millionaire의 ost 오 세야 O... Saya를 소개한다. 영화의 초반에 나오는 OST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슬럼독 밀리어네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순수하고 어린 소년들의 모습과 원시적인 리듬의 곡이 매우 잘 어우러져 인상깊은 장면이었다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WILLIAM의 음악 이야기입니다. ^^]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戀心 1. 광기에 대한 이미지. 2. 직, 간접적인 감정 묘사. ---------------------------------------------------------------------------------------- 노파는 여윈 손으로 점토 덩어리를 반죽했다. 표면이 말라붙어 있었기 때문에 반죽을 누를 때마다 딱딱한 덩어리가 부서지며 미세한 먼지를 날린다. 그녀는 손끝에 걸리는 마른 가루 뭉치들은 꾹꾹 눌러, 가르고 부순다. 그리고 가볍게 물을 축인 뒤 섞기를 반복한다. 가끔 너무 단단해서 부서지지 않는 덩어리들이 손끝에 걸릴 때도 있는데, 그러면 그 들을 골라내어 옆으로 치워버렸다. 가늘고 주름진 손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고 확고한 손놀림으로 그 지루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갔다. 꾹 꾹. 땀이 배어 나..
THE ROAD - 코맥 매카시 로드(THE ROA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2008년) 상세보기 예견된 종말을 향해 걸어가는 길. 그것이 '로드'다. 달리 도망치거나 먼길로 돌아 갈 수도 없이 불로서 멸망한 세계. 눈 앞에 펼쳐진 고난과 상처만으로 가득한 길을 걸어가는 한 아버지와 그의 보석같은 아들의 이야기. 만일 그 길을 것는 것이'남자' 혼자였다면 이 이야기는 희망과 아름다움 같은 것이 존재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에게 있으 그 작은 아이는 세상의 모든 값지고 아름다운 것의 결정체와 같은 것이었으리라. 지킬 것이 있었기 때문에, 더럽혀서는 안될 것이 있었기 때문에 '남자'는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아내가 흑요석 조각으로 목을 베어 자살을 할때조차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에게 세..
마음이 만든 것 지난 명절, 혜진 언니의 추천으로 보게된 웹툰입니다. 사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너무 빠질것 같아서 웹툰은 좀 자제하고 있는 중이였는데 이날 추천 받은 웹툰만 3개... ㅠㅂㅠ!! 주인공은 마치 소년 간은 여자아이 동주와 동주의 절친한 친구인 호진이. 1화 중반 까지만 해도 동주를 남자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 나와 살짝 놀랐답니다^^; (이름도 중성적인 것을 보면 작가님이 노린것같네요) 치마를 입는 것을 무던히도 싫어 하는 이 아이는 언제나 바지를 입고 다닙니다. 그날도 집에 도착하자 마자 아빠아게 하는 말이 "나 이제 치마 벗어도 돼지?" 헌데, 치마를 벗으려고 옷속에 고개를 집어 넣는 순가 동주의 시선에 기묘한 것이 잡힙니다. 그것은 지느러미와 아가미가 달리고 물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