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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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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 그곳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러나 흔하지 않으며, 넓지도 좁지도 않고, 인적이 드물지 않으나 사람의 발길이 많지도 않는 작고 오래된 골목 귀퉁이 어딘가에 있었다. 그 나무문은 골목이 생길 때부터 자리하고 있었고, 이제는 마치 골목의 일부인 것처럼 흐릿한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그 곳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문은 특별한 것이었다. 머리, 혹은 가슴 속, 아니면 마음, 심장이라 불리는 것의 한쪽 구석에서 필요를 느끼면 언제든 방문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원하는 만큼 머물다 내키는 때 떠날 수 있는 곳. 갈색의 낡은 나무문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큰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이 손끝으로 살짝만 밀어도 부드럽게 열린다. 안으로 들어서면 당신은 부드러운 커피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빛이 ..
시간의 숲 안국 인사동 거리를 걷다가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간 카페. 계단이나 인테리어 같은 것을 봐서 '차'나 '커피'를 좋아 하는 사람이 만든 카페라기 보다는 그냥 돈 많은 부르주아의 취미생활이랄까 가벼운 마음으로 투잡하자 라고 만든 이미지였지만. 한마디로 '이름'이랑 컨셉 말고는 별로였다랄까. 들어가서 창가에서 가까운 한적한 자리에 앉았는데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 둘이 그야말로 전형적 된장신상녀였던 것이 이 카페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것에 한몫 했지만. (적게 잡아도 4만원어치는 시켜두곤 1/4도 안먹고 그냥 나갔다) 가게 안에 들어가서 주문한 것은 '얼그레이' 잠시 후 작은 유리 티포트와 작은 유리찻잔 세트를 내왔는데... 이걸 보고 정말 차에는 관심 없는 사람이 만든 가게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