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난 21일 오설록 서포터즈 때문에 인사동 올라갔다 겸사겸사 들린 삼청동의 카페다.
랍상소우총, 즉 정상소종을 맛볼 수 있다는 말에 [반드시 가고야 말겠어!]라고 생각한 곳.
난향에 비교되기도 하지만 비교적 평범한 키문의 스모키한 향은 경험해 봤지만
랍상소우총은 실제로 본적도 마셔본적도 없이,
그저 다른 분들이 묘사하는 말과 사진으로 간접 경험만 했던 차인지라
저는 무척이나 호기심 가득차 있었다.
그날따라 어찌나 춥던지.
점심을 먹지 않고 그냥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배까지 고팠고
덕분에 몸도 마음도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다.
모처름 들린 삼청동이어서 재작년 이맘때 들렀던 [bene]를 찾아봤는데
그 위치엔 이미 더이상 카페는 자리잡고 있지 않았따.
작고 따뜻한 분위기에 맛있는 치아바타를 팔던 곳이었는데... 무척 아쉽웠다.
그래서 더 위축된 기분으로 걷다
일단 배부터 채우자는 생각에 쿡엔하임에 들어가서
햄버거랑 감자 튀김을 먹고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단순하긴)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길을 따라 주욱 올라가자
길 한쪽편 골목에서 작게 빛나는 사루비아 다방의 간판과 마주 할수 있었다.
사실 현관의 저 긴 하얀 부분에 사루비아 다방이라고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사진 찍는 실력이 부족해 잘 잡아내지 못했다^^;
사루비아 다방의 내부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것이라 그런지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지 손님은 나를 제외하곤 한명 뿐.
사실, 처음엔 그분 테이블에 포트가 담긴 트레이가 두개나 있어서 일행이 있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차를 정말 좋아해서 마시고 싶은 녀석을 전부 주문했던 것.
마음 같아선 나도 다른 차도 주문하고 싶었지만
햄버거와 감자 튀김으로 배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에...
랍상소우총(메뉴판에는 정산소종이라 적혀있다)만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한 나무 트레이와 보온병이 서빙되어왔다.
조명때문이었을까?
수색은 상당히 짙었다.
아직 잔에 차를 따르지도 않았는데 은은하게 달콤한 향이 난다.
깔끔한 디자인의 흰 잔에는 스트레이너가 함께 나왔다.
포트 속에 거름망이 있기는 했지만 이녀석이 있으면
찻잔 속에 떨어지는 잎조각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수 있다는걸 이날 배웠다.
소서는 살짝 이가 나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흔적을 좋아해서 불쾌하진 않았다.
평소 차의 떫은 맛을 좋아하지 않아 우리는 시간을 짧게 하는 편인데
3분 짜리 모래 시계가 함께 나왔기에 모래가 모두 떨어지길 기다렸다.
거름망과 스트레이너 덕분에 작은 더스트 하나 없이 깔끔하게 차가 따뤄졌다.
수색이 무척 고와서 눈을 즐겁게 해준다.
함께 나온 쿠키.
아쉽지만 배가 부른 관계로 맛만 조금 봤다.
이곳의 티푸드는 차에 비하면 그다지 특별함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핸드메이드 쿠키 특유의 편안한 느낌이 드는 맛이었다.
한쪽엔 이렇게 온돌로된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따.
오랫동안 앉아 수다떨거나 책을 읽기에 아주 좋은 자리.
한가지 놀란것은, 화장실을 가려면 안쪽에 있는 주방을 거쳐서 나가야 한다는 것.
이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려운일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주방 안쪽도 먼지 한톨 없이 깔끔하고,
화장실 역시 무척이나 편안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있던 유리삿간등.
7시 무렵, 약속 때문에 자리어 일어서다가
그만 머리로 박아버린 비운의 등;
다행히 내 머리도 등도 무사했지만 등의 위치가 그다지 높지 않아
조심 하지 않으면 저같은 해프닝이 벌어지기 쉬울것 같았따.
서둘러 자리를 뜨면서 왜 그렇게 아쉽던지.
나중에 알게된일이지만, 사루비아 다방에서는 잎 차도 판다고.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 사가지고 내려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루비아 다방은 은은한 홍차의 향기처럼 오래도록 들리고 싶은 티 하우스였다^^
사족,
네이버 카페에 올리려고 지도에서 검색하니까 전혀 엉뚱한 것만 나와서
직접 지도에 찍었야 했다;;
프로젝트 공간 사루비아 다방이란 곳은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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